경찰이 대구 동부경찰서 유치장 탈주범 최갑복(51) 씨 사건 현장검증을 했지만 유치장 탈주 검증은 하지 않고 도주 경로만 확인해 '엉터리'짜맞추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25일 오전 9시 30분 동부경찰서. 눈이 충혈된 최 씨가 슬리퍼에 체육복을 입고 나타났다. 이날 현장검증은 최 씨가 22일 경찰에 체포된 직후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에 따라 진행됐다. 경찰은 최 씨를 차에 태우고 탈주부터 검거까지 동선을 확인했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CCTV에 최 씨의 모습이 찍힌 동부고 앞. 이어 최 씨가 ▷여장할 때 입은 옷을 구한 빈집 ▷차량과 지갑을 훔친 주택 ▷동대구IC 및 청도IC ▷김밥과 담배를 구입한 편의점 ▷훔친 신용카드로 주유한 주유소 ▷밀짚모자 등을 훔친 밀양시 농막 ▷검거된 밀양시 한 아파트 옥상 등으로 이어졌다. 경찰은 이날 도주를 우려해 최 씨를 차에서 내리게 하지 않았다.
문제는 현장검증이 최 씨가 탈주한 유치장부터 시작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현장검증이 아니라 도주 경로 확인"이라고 변명했다.
경찰은 동부경찰서와 관련한 현장검증을 전혀 하지 않아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장검증은 사건을 재연해 피해자 진술 등을 확인하는 과정이지만 경찰은 최 씨의 도주 경로를 확인하는 정도에 그친 것.
이에 따라 경찰이 최 씨의 유치장 배식구 탈주 장면이 담긴 CCTV 비공개에 이어 현장검증마저 축소했다는 따가운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유치장 등에 대한 현장검증은 보안 시설 비공개 원칙 입장에 따라 비공개가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최 씨가 유치장 배식구를 빠져나와 탈주하는 장면이 CCTV에 찍혔다"면서 "증거자료가 명확하기 때문에 유치장 현장검증은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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