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中企 돕는 사랑방 만들고파"
한 사내가 있다. 마흔 하나. 적잖은 나이지만 모험을 감행했다. 10년 넘게 잘 다니던 '신이 내린 직장'도 그만뒀다.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1기 졸업, 로스쿨 출신 대구경북 변호사 개업 1호, 홍윤호 씨의 얘기다.
홍 씨는 24일, 6개월간의 실무 연수를 마치자마자 대한변호사협회에 회원 등록을 했다. 현재 마무리 중인 변호사 사무실(범어동) 인테리어 공사가 끝나는 대로 변호사 사업자 등록을 하고 변호사로서 새 삶을 시작한다.
지역의 로스쿨인 경북대 및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1기생 출신 변호사 시험 합격자 80여 명 중 30여 명이 대구시변호사회에 준회원 등록을 했고, 이 중 1인 변호사 개업은 홍 씨가 유일하다. 나머지는 일반 기업이나 법무 법인, 공공기관, 군대 공익법무관 등으로 진출했다.
홍 씨의 변신은 전광석화와 같이 이뤄졌다. 경북대 통계학과를 졸업하고 11년간 신용보증기금에 다니던 홍 씨는 2008년 8월 경북대 경영대학원을 마친 뒤 박사 과정으로 진학할까 고민하던 중 로스쿨 1회를 뽑는다는 얘기를 듣고 도전 의식이 발동했다.
슬쩍 지나가는 말로 얘기했다가 선뜻 "한 번 해보라. 내가 몇 년 고생하겠다"며 찬성하고 나선 부인의 적극적인 지지로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것. 홍 씨는 "왜 사서 고생하느냐"는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로스쿨에 응시, 합격하면서 마침내 제2의 인생을 걷게 됐다.
홍 씨는 "새로운 목표를 세워 도전하고 이뤄가는 과정 그 자체가 기쁨이고 즐거움이었다"며 "부모님, 아내, 딸 등 모두 오히려 '늦은 나이에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을 더 기뻐해 줘 더욱 힘이 났다"고 말했다.
그의 새로운 목표는 대구 성서공단 내에 주차장 넓은 변호사 사무실을 차리고 중소기업에서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뭐든지 물어볼 수 있는 '사랑방' 같은 변호사 사무실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신용보증기금 근무 시절 중소기업 상당수가 상담조차 어려움을 느끼고, 찾아오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것을 알았다"며 "소송 위주가 아닌 대출과 금융, 조세, 거래사업 계약 문제 등과 관련해 언제든 쉽게 찾아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상담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상담을 통해 미리 어려움과 분쟁 등을 예방하는 등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것.
그는 "중소기업들과 고문 계약을 맺거나 상담료를 현실화해 정말 편하게, 꼭 필요한 상담을 하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며 "수년 내 이런 성격의 법무법인을 만드는 게 앞으로의 새 목표"라고 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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