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3인의 선거대책위원회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선대위는 '컨트롤 타워'다. 정책, 메시지 등 콘텐츠 생산에서부터 홍보, 전략, 조직 등 전술까지 망라한다. 후보의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부각시킨다. 그래서 누가 어떻게 돕느냐가 대선 향배를 점칠 수 있는 주요 변수가 된다.
박근혜(새누리당), 문재인(민주통합당), 안철수(무소속) 후보의 선대위는 최대한 약점을 커버하는 방향으로 짜여지고 있다.
◇非朴 중용, 추석 전 지지율 확장 승부수
◆박근혜 '국민대통합' 선대위…김무성 유승민 선대위장 물망
추석을 일주일 앞두고 지지율 역전 현상으로 위기를 맞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중앙선대위의 윤곽을 예상보다 빨리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박 후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지지율 확장인 만큼 대선 승리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모을 수 있는 모든 카드를 집대성한 '국민대통합' 중앙선대위를 꾸린다는 계획이다.
선대위 인선을 두고 박 후보는 중도나 진보 진영 인사 찾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경제민주화를 주장하고 있는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은 차떼기당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겨준 안대희 전 대법관의 정치쇄신특위 위원장 영입 등이 외부 수혈을 통한 노선 다각화라는 전략에 있었다면 이번에는 '역사와의 화해'가 테마가 될 전망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인사에서부터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인사까지 망라한다는 이야기도 당 안팎에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박 후보는 국민 '누구나 수긍할' 무게감 있는 인사를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할 생각이라고 한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불출마 후 백의종군을 선언한 김무성 전 원내대표나, 관계가 소원해진 것으로 알려진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 등 '朴의 울타리'를 벗어난 인물의 기용도 점쳐지고 있다.
불통의 이미지를 벗고 직언(直言)도 곧이곧대로 듣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지난 4'11총선에서 낙천한 인사들의 기용도 점쳐진다.
비박 인사들의 중용도 추진되고 있다. 이재오'정몽준 의원, 김문수'김태호'임태희 경선 경쟁자까지 역할을 맡아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가도를 도왔던 많은 친이계 인사들에게도 전략, 홍보 등 주요 역할을 맡긴다는 계획이다.
소위 '박심'(朴心)으로 불리는 주요 친박계 인사 중 후방에 있었던 인물의 전격 발탁도 진행된다.
우선 박 후보의 대변인 격이었던 이정현 당 최고위원이 새 공보단장에 임명됐고, 사의를 표한 홍일표 당 공동대변인 후임에 김재원 의원(군위의성청송)이 발탁됐다. 지난 총선 때 낙마했던 이명규 전 의원은 황우여 당 대표의 특보 부단장에 임명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계파·시민사회 망라, 화합 '용광로' 선대위
◆문재인 친노 색깔 빼기…安 캠프 이탈 막기 고심, 손학규·정세균에 SOS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캠프가 '사람 단속'에 비상이 걸렸다. 박선숙 전 의원 등 민주당 인사들의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로의 이동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문 후보는 경선 후보들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한편 당내 결속을 바탕으로 한 선대위 구성에 주력하고 있다.
문 후보는 당내 계파는 물론 시민사회까지 총망라하면서 스펙트럼을 최대화하는 선대위를 구성한다는 입장이다.
친노(親盧)의 색깔을 빼고 정권교체를 위한 최대한의 지원을 받아내겠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문 후보는 친노 측과 각을 세워왔던 정동영 상임고문에 미래캠프 내 남북경제연합위원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문 후보는 또 경선 경쟁자였던 손학규'정세균 상임고문을 만나 도움을 요청했고 "무엇이든 돕겠다. 꼭 이겨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진선미 문 후보 측 대변인은 "손 전 대표는 문 후보의 혁신적인 선대위 구성 방침에 대해서도 의견을 공유하고 국민을 바라보고 앞으로 가자는 것에 대해서도 공감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24일 김두관 전 경남지사와도 회동한다.
문 후보의 선대위 준비위원 인선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친노 색깔이 옅은 김부겸, 노영민, 박영선, 이학영 등에 선대위 구성의 큰 틀을 짜도록 했고 친노 패권주의를 비판했던 우상호 최고위원에게 공보단장을 맡김으로써 정권교체를 원하는 그의 진정성을 담았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일자리, 복지, 경제민주화, 정치혁신, 남북경제연합 등 5개 부문별 위원회에도 노무현 정부 때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던 전문가들의 참여를 계획하고 있다.
문 후보 측은 박선숙 전 의원이 안철수 캠프로 이동한 것처럼 당을 이탈해 '안행'(安行) 하는 인사들이 없도록 단속을 하고 있다. 야권 단일화가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최대한 '안철수 바람'을 막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집토끼와 산토끼를 모두 잡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처럼 비노 인사들을 중용하다 보니 친노 인사들의 역할이 애매해진 모습이다. 새누리당의 친박'친이의 모습과 닮았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이헌재 자문, 홍종호 경제 정책 총괄
◆안철수 정치쇄신 키워드…개혁 성향 전문가 실무진 포진, 종로 사무실 내부 개방형으로
출마 선언 이후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 선대위 윤곽이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안 무소속 후보는 '혁신'을 정치 쇄신의 열쇳말로 꼽고 있다. 선대위 구성도 이런 키워드에서 비켜가지 않는다. 정치 경험이 없다는 지적을 보완하기 위해 선거 경험이 풍부한 인사들을 실무진으로 꾸리되 정책이나 공약은 기존 정치판과 전혀 관계가 없었던 참신한 인물들로 채우고 있다.
야권 단일화가 이루어질지 모르는 가운데 문 후보와 '사람'을 놓고 기싸움을 벌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안 후보는 23일 자신의 대선 정책 공약을 만드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경제 자문단을 밝혔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자문역, 서울대 홍종호 교수를 경제 정책 총괄역이라고 밝혔다. 홍 교수는 안 후보의 정책 분야 싱크 네트워크인 '내일' 포럼의 사회를 맡기도 했다.
안 후보는 정책 공약 개발을 위해 전문가 네트워크 조직을 구축한다. 홍 교수를 포함해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정지훈 관동대 의대 교수, 곽재원 한양대 기술경영학과 석좌교수, 안은주 제주 올레 사무국장, 이은애 소셜벤처 시즈 이사장 등 각 분야의 개혁 성향 전문가들이 사회 각 분야의 혁신 과제를 모아 안 후보에게 전달한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국민 여론도 모은다. 정책 공약을 개발하는 전문가 포럼은 전국에 국지적, 다발적으로 생길 가능성이 크다. 각 지역,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정책을 개발하면 안 후보 측이 이를 수합한다는 포부다.
안 후보는 캠프 사무실도 여의도가 아닌 종로2에 잡았다. 기존 정치와의 차별화를 꾀하면서 일종의 역발상이다. 많은 시민이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곳으로 종로를 선택했다고 한다. 사무실 내부도 개방형 카페로 꾸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안 후보를 돕는 사람들이 지난해 서울시장 '박원순 캠프의 시즌2'라는 지적이 나온다. 혁신을 외치지만 변한 것이 별로 없다는 뜻이다. 민주당을 탈당한 박선숙 전 의원이 당시 박 후보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이었고 선거 전략을 맡았던 김윤재 미국 변호사가 안 후보의 전략을 돕고 있다. 서울시장 보선 당시 조광희 비서실장은 법률특보, 유민영 대변인은 메시지팀장, 한형민 기획팀장은 공보특보를 담당한 바 있다. 이들 모두 안 후보에게 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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