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새누리당의 부패

입력 2012-09-22 07:05:16

얼마 전 한 대학교수가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왜 새누리당을 싫어하는가'라고 물었다 한다. 학생 대부분은 거의 비슷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냥 싫다." 학생들은 뚜렷한 이유나 논리적인 근거를 제시하기보다는 새누리당에 무조건적인 적대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한국의 젊은 세대들은 이것저것 따져 생각하지 않고,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사고를 한다. 젊은 세대들이 새누리당을 떠올리게 되면 자연스레 부정부패와 기득권층의 이미지를 함께 떠올린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젊은 세대들의 머릿속에 부정부패, 기득권과 반대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안철수라는 인물이다. 나이 든 세대들은 그를 '아마추어 정치가' 혹은 '하늘에서 떨어진 정치가'쯤으로 낮게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젊은 세대들은 그에게서 소박함과 깨끗함, 순수함을 떠올린다고 한다. 결국 이 자그마한 사례 하나에 한국 정치, 이번 대통령 선거의 셈법 전부가 들어 있는 셈이다.

'보수는 부패 때문에 망하고, 진보는 분열 때문에 망한다'는 말이 있지만, 올해 한국 정치는 여기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잇따라 터져 나오는 부패 스캔들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경선과 탈당 사태로 이리저리 갈라져 몸살을 앓고 있다. 망한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하지만, 새누리당에서 계속 불거지고 있는 부패 스캔들의 경우 문제가 심각하다. 대통령 선거가 코앞에 다가왔는데 박근혜 후보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몇몇 인사들이 돈 문제로 구설에 오르거나 수사를 받고 있는 점입가경의 상황이다. 내부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부패 이미지를 벗기 위해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꿨는데 이번에 또다시 바꿔야 하나"라는 씁쓸한 농담까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곳 포항만 해도 그렇다. 이상득 전 의원이 감옥에 간지 얼마나 되었다고, 국회의원이 실소유주로 있는 기업이 도시계획 변경을 통해 수백억 원대의 시세차익을 챙기게 돼 뒷말이 많다. 정치권력을 갖고 있지 않다면 포항시가 갑자기 정책을 바꿔 도시계획 변경을 해줄 리 없다는 것은 시민 누구나 알고 있다. 이처럼 권력과 특권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사례가 계속 나오는 이상, 박근혜 후보가 아무리 부패 척결을 외치더라도 공허한 소리일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이 부패 이미지를 벗어던지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하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