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캐럴 주변 암 발병률 더 높은데 고엽제와 관계 없다?"

입력 2012-09-21 10:29:08

환경부 주민건강 발표 논란

20일 환경부는 캠프캐럴 주변지역 주민 건강 영향조사 결과 주민들이 고엽제와 관련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고 이상이 없다고 발표했지만, 암 등 일부 질환이 높은 발병률을 보였고 일부 오염물질이 주민의 지하수 이용, 거주 기간과 연관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주민 건강 영향조사 대상은 군부대와 인접한 왜관 9'10'11'18리, 매원 3리, 석전 1'10리, 아곡리 등 8개 리에서 1년 이상 거주한 주민 6천589명으로 이뤄졌다.

민관 공동조사단이 오염물질 노출에 따른 질환, 지하수 음용 등 노출, 거주 기간 등 50여 개 항목을 조사한 결과 왜관지역 주민들이 지하수 섭취 및 거주 기간이 길수록 암'고혈압'천식에서 의사 진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 측 민관 공동조사단 관계자는 암'고혈압'천식의 의사 진단율이 어느 정도 높은 수치로 나왔는지에 대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으며, "2차 조사 결과 이상이 없었다"고만 설명했다. 정부 측은 올 2월 13~26일 1차 설문조사 주민 중 1천33명을 표본으로 추출해 의사 문진과 골밀도 등 임상검사, 혈액'소변 채취 등 검사를 거쳤지만 이 중 1차 조사 때 암 등의 진단율이 높았던 주민들이 몇 명이었으며, 얼마나 2차 조사에 포함됐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왜관미군기지고엽제매립범죄진상규명 대구경북대책위원회(대책위)는 올해 3월 7일부터 8월 6일까지 이뤄진 3차조사(113명 분석) 결과 일부 다이옥신류가 왜관지역 거주 기간 및 음용 기간과 통계적으로 관련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혈액 중 다이옥신류 분석 결과 몇몇 물질의 수치가 두드러졌고 국내외 다른 곳에 비교해 높은 수치를 보였다. 다이옥신류인 '1, 2, 3, 4, 6, 7, 8-HpCDF'는 0.14 TEQ pg/g로 2010년 포항공대 장윤석 교수팀이 연구한 서울 강남회수시설 인근 주민 수치인 0.05TEQ pg/g의 3배 가까이 나왔다. 또 '2, 3, 4, 7, 8-PeCDF'도 2.29 TEQ pg/g로 나와 장윤석 교수팀의 서울 수치인 1.84TEQ pg/g보다 높았다.

대구경북지역 암등록본부의 암 등록자료(2012년 3~8월) 분석 결과에서도 왜관읍 주민의 특정 암 발생률이 왜관 이외 칠곡지역은 물론 대구시와 경북도 전체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왜관읍 여자의 위암 발생률은 왜관읍을 제외한 칠곡군지역보다 29%, 경상북도보다 30%, 대구시보다 38% 높게 나타났다. 남자의 경우 일반 암을 제외한 희귀암 등 '기타암'이 다른 칠곡군지역보다 58%, 경상북도보다 40%, 대구시보다 38% 더 많이 발병했다.

정부는 고엽제와의 연관성이 없다는 점만 밝혔을 뿐 일부 암 발생률이 높게 나온 점에 대해선 원인 물질이 무엇인지 밝혀내지는 못했다. 지하수 음용과 긴 거주 기간이 오염물질의 노출과 이로 인한 암'고혈압'천식 등 만성질환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으나, 그 원인 물질이 고엽제에 포함된 다이옥신(2, 3, 7, 8-TCDF)과는 관련성이 없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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