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상해 피의자 최갑복의 유치장 탈주 당시 상황은 그의 묘연한 종적만큼 미스터리다. 도저히 탈주가 불가능해 보이는 좁은 배식구와 창살 틈을 빠져나가는 데 불과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는 점도 의문이거니와 당시 근무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등에 대해 온갖 의혹과 억측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경찰이 탈주 상황이 찍힌 폐쇄회로 TV 영상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경찰이 유치인 인권 보호와 보안 구역을 들먹이며 영상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것은 한마디로 난센스다. 영상을 공개하라는 여론이 빗발쳐도 경찰이 공개 거부 방침을 굽히지 않는 것은 경찰관의 복무 기강 해이가 생각보다 심각하고 그 후유증을 염려한 탓이 크다.
일부 보도된 사건 감찰 조사 결과에서도 교대 근무자 모두 탈주 당시 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영상까지 공개될 경우 국민의 비판 등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공산이 크다.
김인택 대구경찰청장은 어저께 "모든 사실을 숨기지 않고 밝혔는데 굳이 영상을 공개할 필요가 없다"는 발언을 했다. 숨길 게 없다면 영상을 즉각 공개해야 한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말이 있듯 경찰이 계속 영상 공개를 거부해 국민의 불신을 살 이유가 없다. 경찰관 2명을 직위해제하고 서장을 대기발령하는 미봉책으로는 결코 경찰에 득될 것이 없다.
이 희대의 탈주극은 결국 경찰이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경찰은 더 이상 치부를 감추는 데 급급해서는 안 된다. 여론의 비판을 받을지언정 떳떳이 영상을 공개하고 경계로 삼아야 한다. 솔직하고 투명한 수사만이 대구 경찰의 명예를 회복하고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는 데 약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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