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안철수 "분열과 증오 극복, 새 모델 만들겠다"

입력 2012-09-20 10:45:10

야권단일화 조건부 검토…악의적 흑색선전 안할것

베일에 가려져 있던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국정운영 철학과 향후 정치행보에 대한 청사진이 공개됐다. 안 교수는 19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출마선언문(국민께 드리는 말씀)과 인터뷰를 통해 정치인 안철수의 면모를 선보였다.

우선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야권단일화 논의에 대해, 조건부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야권단일화 과정을 묻는 기자들의 네 차례 질문에 똑같은 대답으로 일관했다.

그는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 그리고 국민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한 얘기"라며 "이러한 조건이 갖춰지지 못한 상황에서 단일화 논의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안 교수는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야권단일화 논의 속에 자신이 갇히는 상황을 경계하며 야권단일화 논의에 매우 탄력적으로 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안 교수는 정치혁신에 대한 강한 의중을 드러냈다. 그는"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국회가 지금처럼 가다가는 절대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분열과 증오의 정치극복'을 정치혁신의 제1과제로 꼽았다.

실제로 안 교수는 "나부터 선거과정에서 정치쇄신을 약속하겠다"며 "선거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과 유혹이 있더라도 흑색선전과 같은 낡은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그는 "악의적인 흑색선전은 정치권 최악의 구태"라며 "이번 기회에 나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증명해줄 것을 청한다"고 요구했다.

안 교수는 정치가 국민통합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향후 통합의 정치를 주도할 뜻을 비치기도 했다.

그리고 안 교수는 그동안 엉거주춤했던 태도를 뒤로 하고 이날 확실하게 정치인 데뷔를 선언했다.

그는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여기서 정치인으로 거듭나기로 한 이상 열심히 이 분야에서 일해서 조금이라도 나라 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안 교수는 자신의 공직경험 부족에 대해 겸손한 자세를 보이면서도 국민들로부터는 오히려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안 교수는 "과연 정치 경험이 많은 것이 꼭 좋은 것인지 모르겠다"며 "다양한 현장, IT, 의학, 교육현장에 이르기까지의 경험들이 플러스가 되면 되지 마이너스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안 교수는 "저는 정치 경험뿐 아니라 조직도 세력도 없지만 그만큼 빚진 것도 없다"며 "빚진 게 없는 대신 공직을 전리품으로 배분하는 일만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한국정치의 새로운 모델을 실험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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