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선 완주할까?…대선 D-90, 본격 레이스

입력 2012-09-20 09:58:46

박근혜·문재인과 3강 구도…후보 단일화 최대 변수로

정치권 입성을 두고 1년의 시간을 가진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1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베일을 벗고 대선 링에 올랐다.

이에 따라 18대 대선은 안 교수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등 3자 구도로 짜여져 '90일 싸움'에 본격 돌입했다.

특히 안 교수의 대권 레이스 참여로 향후 대선 정국은 문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여부에 따라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안 교수는 이날 서울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국민은 저를 통해 정치쇄신에 대한 열망을 표현해 줬다"며 "저는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국민의 열망을 실천해내는 사람이 되려 한다"며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지난 7월 정치대담집 '안철수의 생각' 발간 이후 각계각층의 유권자들을 만난 과정을 소개하면서 "국민들은 한결같이 '문제를 풀어야 할 정치가 문제를 만들고 있다' '이제 좀 정치를 다르게 해보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치 개혁은 선거과정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박근혜'문재인 후보에게 한자리에 모여 국민을 증인으로 선의의 정책 경쟁을 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협력할 것을 약속하자고 제안한다"고 했다.

이 같은 안 교수의 제안에 대해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했고, 문 후보는 "조금은 갑작스러운 느낌이다. 구상이나 취지를 들어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 최대 관심사인 야권 단일화 문제에 대해 안 교수는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 국민이 동의하느냐는 두 가지 조건이 갖춰지지 못한 상황에서 단일화 논의를 하기엔 부적절하다"고 즉답을 피했다. 또 "시한을 못 박을 것도 아니고, 방법을 논하는 것도 이르다"고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야권 단일화냐, 독자 행보냐'를 두고 안 교수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따라 연말 대선 정국이 요동칠 것이라는 게 공통된 분석이다.

그래서 이날 안 교수의 단일화 여부 관련 입장은 박 후보와 문 후보는 물론 유권자 모두 궁금한 사항이었다.

하지만 안 교수는 속 시원한 답변 대신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지켜본 뒤 '단일화냐, 독자 행보냐'를 결정하겠다는 여지만 남겼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부에서는 안 교수가 12월 19일 대선까지 완주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안 교수는 "그동안 직업을 몇 번 바꿨지만 도중에 그만둔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면서 "연말 대선에 패배하더라도 정치인으로 일하면서 나라의 발전에 긍정적인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대선에 떨어지더라도 계속 정치인의 삶을 살겠다는 것이다.

또 "이 시간부로 서울대 대학원 원장직, 안랩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하겠다"며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제가 가진 나머지 안랩 지분도 사회에 환원할 생각"이라고 했다.

안 교수는 공직 경험이 없다는 자신의 최대 약점에 대해서는 '깨끗한 정치'로 답했다.

그는 "정치경험도 조직도 세력도 없지만 그만큼 빚진 것도 없다"며 "국민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소중하게 가지고 가겠고, 공직을 전리품으로 배분하는 일만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 교수는 대선 행보 첫걸음으로 20일 오전 10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헌화한 뒤 서울대와 안철수 랩 등을 돌며 대선 후보로서의 일정을 시작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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