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밑 비수기 틈새 공략 신작

입력 2012-09-20 07:36:47

'테드: 황금도시…'-'간첩'

'테드: 황금도시 파이티티를 찾아서'
'간첩'

극장가는 방학시즌이 끝나고 대작 영화들의 개봉도 정리되면서 추석을 앞두고 잠시 비수기에 접어든 폭풍전야의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개봉한 '광해, 왕이 된 남자'가 150만 관객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피에타' 역시 영화제 수상과 함께 무난히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이번 주에는 황금을 찾아 떠난 원정대의 이야기를 다룬 애니메이션 '테드: 황금도시 파이티티를 찾아서'와 지령을 받고 남파되었으나 생활형 간첩으로 살아간다는 기발한 소재의 영화 '간첩'이 개봉해 스크린 공략에 나선다.

먼저 소개할 영화는 '인디아나 존스'의 스페인산 애니메이션 버전으로 불리며 개봉 전 30여 개국에 선판매된 '테드: 황금도시 파이티티를 찾아서'이다. 우리말 더빙에는 예능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하하' 와 걸그룹 씨스타의 '보라'가 참여했다.

위대한 고고학자가 되기를 꿈꿨지만, 시카고의 평범한 벽돌공으로 살아가는 테드는 우연한 사고로 교수로 오해를 받게 된다. 그리고 고대 잉카제국의 황금이 숨겨져 있다고 알려진 '파이티티'의 비밀을 풀 수 있는 반쪽의 석판을 들고 페루로 떠난다. 그곳에서 테드는 라보프 교수의 아름다운 딸 사라와 장사꾼 프레디, 앵무새 벨조니를 만나게 되고 그들은 테드의 석판을 노리는 코포넌 일당과 맞서며 전설의 도시에 숨겨진 황금을 찾기 시작한다.

어드벤처를 표방한 3D 애니메이션이기에 달리는 기차 위에서 펼쳐지는 액션은 물론 남미의 50여 곳을 로케이션하여 구성된 배경이 눈에 띈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마추픽추'와 나스카 문명의 발상지인 '나스카 사막',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 정글에서 만나게 되는 야생동물 등은 모험 이야기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고 있으며 다양한 관객층을 극장으로 불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상영시간 91분, 전체 관람가.

다음은 남파된 간첩들의 희화화된 첩보극인 김명민 주연의 우리 영화 '간첩'이다. 간첩의 생활 자체를 유머의 소재로 풀어내고 있다.

남파 22년 차의 간첩 리더 암호명 '김 과장'은 불법 비아그라를 팔며 전세금에 시달리는 평범한 가장으로 살아가고 있다. 로케이션 전문 여간첩인 암호명 '강 대리'는 살림하고 일하기에 바쁜 동네 부동산 아줌마로 생활하고 있다. 한편 신분세탁 전문 간첩인 암호명 '윤 고문'은 공무원으로 퇴직한 후 탑골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홀몸노인이다. 그런가 하면 해킹 전문 간첩인 암호명 '우 대리'는 소를 키우며 FTA 반대 시위에 나서는 귀농 청년의 모습이다. 모두 '임무'보다 생활에 더 힘겨운 모습들인데 그런 그들 앞에 북한 최고의 암살자인 '최 부장'이 나타나 암살지령을 전달한다.

영화는 기존의 어둡고 은둔하는 간첩이미지를 주위의 이웃으로 바꾸어 놓는다. 일부의 주장처럼 남파 간첩이 5만 명이나 된다면 가능할법한 상상이다. 평범한 인간의 모습을 한 간첩을 보여주고자 했던 우민호 감독의 의도가 관객들에게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 결과를 기다려본다. 상영시간 115분, 15세 관람가.

 김삼력 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ksr@y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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