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존도 문 닫았다…'대구는 패션몰의 무덤' 정설 되나

입력 2012-09-19 11:17:13

엑슨밀라노 한곳만 남아

대구 최초 패션몰인 갤러리존이 이달 8일 문을 닫았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 최초 패션몰인 갤러리존이 이달 8일 문을 닫았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는 패션몰의 무덤?'

18일 대구 중구 동성로 갤러리존. 쇼핑몰 입구는 쇠사슬이 채워져 있었다. 얼마 전 이곳에서 물건을 구입했다는 한 여성은 "물건에 문제가 있어서 교환하러 왔는데 가게가 문을 닫아 황당하다"고 말했다.

패션몰 갤러리존이 영업을 중단했다. 지난 2006년 밀리오레가 폐업하고 최근 사업을 시작하려던 패션몰들이 줄줄이 손을 놓은 데 이어 대구 최초 패션몰마저 문을 닫았다.

갤러리존은 대구의 첫 패션몰로 동성로에서도 패션거리인 로데오골목의 터줏대감격이었다. 지하 1층, 지상 3층에 200여 개 매장 규모의 이 쇼핑몰에는 여성'남성 의류와 가방 등 잡화, 피트니스센터 등이 입점해 있었다.

하지만 9월 초부터 가게가 하나 둘 빠지기 시작해 이달 8일에는 쇼핑몰 전체가 문을 닫았다. 업계에 따르면 기존 사업자가 운영 실적 부진으로 다른 사업자에게 쇼핑몰을 양도하면서 입점업체들이 모두 빠져나갔다.

대구 중구청 관계자는 "아직 휴업이나 폐업 신청은 들어오지 않았고 업체 관계자가 추석 이후에 휴업 신청을 하겠다는 연락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패션몰은 대구지역에서 1999년 갤러리존을 시작으로 2000년 엑슨밀라노와 베네시움, 2001년 밀리오레 등이 문을 열었다. 하지만 줄줄이 문을 닫고 현재 남아있는 것은 엑슨밀라노 하나뿐이다. 최근에는 2'28공원과 중구 삼덕파출소 인근에 패션몰 신규 개점을 타진한 업체들이 있었지만 상권 분석 후 모두 사업을 포기했다.

동성로 상가연합회 관계자는 "패션몰의 경우 200~1천여 개 매장 규모인데 생각만큼 장사가 되지 않아 승산이 없다"며 "2000년대 초반까지는 패션몰의 운영이 괜찮았지만 최근 들어 온라인 쇼핑몰 등의 영향으로 고객이 줄어 점포 계약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운영자가 바뀌면서 기존 입점업체들은 일방적으로 쫓겨나다시피 가게를 뺐다. 폐업 사실도 8월 말에야 통보를 받았다. 한 상인은 "들어올 때는 권리금을 주고 들어왔는데 나갈 때는 계약기간을 채우지도 못하고 손해를 보고 나간다"고 했다.

동성로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갤러리존은 로데오골목의 중심이기 때문에 상인들 사이에 어떤 상가가 들어올지 관심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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