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떠난 자리 입점 시지·비산·감삼 등 3곳 매출 부진 극심 '시름
'월마트의 저주인가?'
극심한 내수침체로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마저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가운데 유통가에서 '월마트의 저주'가 회자되고 있다.
월마트의 저주는 대구 지역 이마트 중 월마트 자리에 입점한 점포가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데서 생겼다. 월마트는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유통업체로 미국 식료품 판매의 19%를 장악하고 있는 세계 최대 기업. 한국 시장에는 1998년 진출했으나 적자 누적으로 2006년 철수했으며 16개 점포를 신세계 이마트가 인수했다.
대구는 수성구 시지점, 서구 비산점, 달서구 감삼점이 해당된다.
3개 점포 모두 아파트 단지 중심에 있거나 신규 대단지를 예상하고 문을 열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과 입지 여건의 변화로 인해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공통점을 갖고 있다.
가장 먼저 영업을 시작한 시지점(2000년)은 당시 지산 범물에 이어 수성구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시지지구 한중간에 위치해 초기 월마트 매장 중에서는 가장 입지가 좋다는 평을 받았다. 매출 또한 연 1천억원 수준으로 양호했다.
그러나 갈수록 매출이 곤두박질쳤다. 2006년 지하철 1구간 거리에 2배 규모의 이마트 경산점이 들어선 뒤 한 해 300억원대로 매출이 떨어졌다가 간신히 매장 재구성 등으로 연매출 500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월마트 두 번째 점포는 2001년 오픈한 서구 비산점. 비산점은 올해 초 이마트 창고형 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로 전환한 뒤 꾸준히 매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지만 곡절이 많았다. 공단 한가운데 들어서 월마트 선택에 의문이 뒤따랐다.
트레이더스로 전환하기까지 중소 상인들의 반발에 부딪혀 수개월간 영업 공백이 이어졌다. 구조 변경을 마친 뒤에도 행정소송 끝에 올해 1월 중순 영업을 재개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당시 대구염색산업단지가 이전하게 되면 이곳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는 소문에 점포를 열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면서 "트레이더스로 바꾸기 전까지 비산점은 이마트 점포 중 매출 최하위의 오명을 뒤집어썼다"고 밝혔다.
대구 달서구 감삼점도 월마트의 짙은 그림자가 깃들어 있다. 감삼점은 우방 드림시티 아파트 상가 지하에 위치한 점포로 인근 장기동, 평리동, 죽전네거리 주변의 아파트 단지를 핵심 상권으로 하고 있지만 감삼점이 오픈한 2002년 10월보다 1, 2개월 앞서 대구에서 가장 큰 홈플러스 성서점이 문을 연데다 집안끼리(이마트 성서점, 월배점) 경쟁하는 구도로 상권이 나뉘어 고전하고 있다.
현재 연매출 200억원 후반대 점포로 전락, 겨우 적자를 면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이마트 측은 "초기 월마트 점포가 해마다 매출 부진을 겪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마트에 인수된 뒤 잇따른 점포별 맞춤식 상권 공략과 새로운 판매방식 도입(트레이더스) 등의 노력으로 점차 매출과 손익이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마트 시지점, 비산점, 감삼점은 2009년 감삼점이 이마트 점포(8개) 가운데 연 매출 267억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고 이어 비산점 310억원, 시지점 548억원 순으로 매출 성적이 저조했다. 2010년에도 감삼점 281억원, 비산점 377억원, 시지점 592억원으로 순위가 바뀌지 않았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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