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상 3·은상 2·동상 1개…기능명문 대구 서부공고

입력 2012-09-18 07:00:13

전국기능대회 출전 5개 직종 모두 메달 화제

4일부터 1주일 동안 대구에서 치러진
4일부터 1주일 동안 대구에서 치러진 '제47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서부공고 은성현, 황정연, 김재현 군.(왼쪽부터) 서부공고 제공

대구 서부공고(교장 강현철)가 기능 명문고로 우뚝 섰다.

서부공고는 4일부터 10일까지 대구에서 치러진 '제47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금상 3, 은상 2, 동상 1개를 얻어 '동탑'을 받았다. 특히 학생을 내보낸 5개 직종(주조, 귀금속공예, 통신망분배기술, 냉동기술, 애니메이션)에서 모두 메달을 목에 걸어 더욱 화제가 됐다.

은성현(유비쿼터스전자과 3학년) 군은 회로 도면을 보고 광케이블 등을 이용, 통신용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통신망분배기술 직종에서 금상을 받은 주인공. 성현이는 이와 별도로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국무총리상도 받아 기쁨이 두 배가 됐다. "연습을 아무리 해도 실력이 잘 늘지 않는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에요. 다음 목표는 세계 대회에 출전해 메달을 따는 겁니다."

이번 수상은 오랜 시간 노력한 결과물. 4월 지역 예선을 거치자마자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은 것도 참은 채 쉬는 날 없이 땀을 흘렸다. 대회 개막이 임박할 무렵에는 합숙을 하면서 하루 10시간 이상 훈련에 매달렸다. 억지로 한다면 참기 버거운 일.

은으로 장식용 팬던트와 브로치 등을 만드는 귀금속공예 직종에서 금메달을 받은 황정연(귀금속과 3학년) 군은 꿈꾸는 미래를 위해 한 눈을 팔지 않았다고 했다. "대회 직전에는 훈련하느라 하루 서너 시간밖에 자지 못했어요. 하지만 제 실력을 인정받았으니 보상은 받은 셈이죠. 대학에 진학할 생각인데 이번 대회를 통해 이론과 기능을 겸비한 최고의 명장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붙었어요."

김재현(귀금속과 2학년) 군은 고집스럽게 자신이 정한 길을 걸은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재현이가 출전한 주조 직종은 쇠붙이를 녹여 쇳물을 만든 뒤 거푸집에 넣어 굳히는 방식으로 제품을 제작하는 것. 이번 대회에선 임펠러(회전축에 날개를 단 것), 작업용 지지대 등을 만들어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어머니가 위험한 작업이라며 말리셨지만 한 번 재미가 붙은 터라 그만둘 수 없었어요. 수상 소식에 기뻐하시는 어머니를 보니 더 힘이 납니다."

세 학생을 지도하며 고락을 함께한 정용수, 김용환, 김용태 교사는 숨은 공로자들이다. 계속된 훈련으로 학생들의 체력이 바닥나면서 집중력도 떨어져 행여 사고라도 날까 마음을 졸이기도 수 차례. 제자들이 보내온 낭보에 그동안의 피로를 모두 날릴 수 있었다.

이들은 "학생들을 챙기느라 가정에 신경을 못 쓴 것 같아 가족에게 미안하지만 보람은 그만큼 더 크다"며 "학생들이 배움에 대한 욕심이 많아 미래도 밝을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한편 대구는 이번 대회에서 서부공고 외에도 금상 2, 은상 6, 동상 2, 우수상 2개와 '금탑'을 받은 경북기계공고, 경북공고, 대구전자공고, 대구관광고, 대구동부공고 등 특성화고 학생들이 금상 9개를 수확하는 활약에 힘입어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금상(일반부 3개 포함 총 12개)을 획득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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