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재무설계] 수입없는 은퇴 부부, 자산 활용한 노후 대책

입력 2012-09-18 07:44:02

수익률 낮은 상가 처분해 기초생활비 마련부터

대구 달서구에 사는 60세 주부다. 최근까지 식당을 운영하다 건강이 나빠져 처분했다. 남편은 제조업체에서 35년을 근무한 뒤 지난해 퇴직해 쉬고 있다. 대학교 2학년을 마치고 군에 입대한 아들이 있다. 재산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시가 4억원'주택담보대출 1억원)와 아파트 상가 한 채, 정기예금 등이 있다. 다음달부터는 남편 명의로 국민연금도 나온다. 보유 중인 자산을 활용해 노후 설계를 하고 싶다.

Q: 자산 분포의 문제점은 없는지.

A: 아파트 부채가 적지 않고 보유 중인 아파트 상가의 수익률(세후 수익률 연 3.5%)이 물가 상승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점이 문제점으로 보인다. 상가에서 나오는 월세 50만원과 다음달부터 수령 예정인 85만원의 국민연금 외에는 월 생활비를 충당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기초생활비 확보에 자산의 포트폴리오를 맞춰야 한다. 특히 군복무 중인 아들이 제대할 때를 대비해 교육비를 미리 마련해 두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Q: 주변 사람들 또는 매스컴에서 부동산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말하는데 상가 및 아파트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결론부터 말하면 상가는 처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앞으로 부동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개인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 지난해 말 기준 개인의 총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77%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구매력을 보유한 수도권의 30~54세 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며 미래 부동산 잠재 구매 세력으로 분류되는 5~18세 인구도 급감하고 있다. 게다가 소득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이 높고 경제성장률도 2%대로 하락함에 따라 부동산에 대한 투기 수요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자영업 시장이 포화 상태를 맞고 있어 필연적으로 상가에 대한 가수요를 상쇄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고객이 보유 중인 상가는 아파트 단지 내에 있지만 분양가 대비 수익률이 매우 낮은 편이며 가격 상승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상가를 매도한 뒤 그 자금으로 노후생활에 적합한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아파트는 주거 공간이라는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매각하는 것보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담보로 맡긴 뒤 주택연금을 받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지급률을 기준으로 보면 대출금 1억원을 상환하고도 종신(부부 모두 사망 시까지)토록 72만원의 주택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앞으로 주택연금의 지급률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신청하는 것이 좋다. (윤수왕 대구은행 본점PB센터 센터장)

Q: 아무리 절약해도 기초생활비로 월 200만원 이상은 들어갈 것 같은데, 상가를 매각한 뒤 기초생활비 마련을 위해 어떤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좋을까요?

A: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사회보장제도가 미흡해 개인이 자신의 노후를 책임져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수명이 연장되면서 은퇴 후 별다른 수입 없이 살아가야 하는 기간도 늘어나고 있다. 요즘 은퇴 설계 상품으로 매월 일정액이 지급되는 금융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월지급식 금융상품에는 월지급식채권형펀드, 월지급식신탁, 월지급식 ELS, 월지급식 DLS, 월지급식브라질국채, 즉시연금보험 등이 있다.(표 참고)

고객에게는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월지급식채권형펀드를 추천한다. 월지급식채권펀드는 목돈을 맡기고 매달 분배금 등을 연금처럼 지급받는 상품이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월지급식채권형펀드는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다만 월지급식채권형펀드의 경우 시장 상황에 따라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고 월 분배금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즉시연금보험도 가입할 만한 가치가 있는 상품이다. 즉시연금보험은 가입 후 한 달 후부터 매월 일정 금액을 연금 형식으로 수령하는 상품이다. 매월 지급되는 연금은 가입 당시 맡긴 목돈의 양과 공시이율을 통해 결정된다. 시중 금리와 연동하는 공시이율은 매월 발표되는데 즉시연금보험 판매처마다 공시이율이 다르기 때문에 공시이율이 높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즉시연금보험은 올해 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올 8월 발표된 세제개편안이 내년부터 적용되면 즉시연금보험의 비과세 혜택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우상구 대구은행 본점PB센터 팀장)

정리=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