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감돈 청도의 주말…조폭 300명 결혼식 참석

입력 2012-09-17 10:43:15

15일 청도 화양읍 국민체육센터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지역 출신 J(51) 씨의 결혼식에 하객 700여 명과는 별도로 영남지역 주먹계 원로와 조직원 등 300여 명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신랑 J씨는 주먹계에서 활동하다 1994년 구속돼 15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으나 교도소에서 상해 등의 죄가 추가돼 17년 10개월을 복역했다. 지난 3월 출소한 J씨는 지인을 통해 10년 연하의 여성을 만나 이날 결혼식을 올리게 됐다.

이날 오후 3시에 시작해 40여 분간 진행된 결혼식장에는 주먹계에서 널리 알려진 인물이 대거 참석했다. 맨손싸움의 일인자로 알려진 원로 조창조(74) 씨가 나타나자 주변에서 너도나도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비상근무를 펼친 경찰에 따르면 부산 영도파 두목을 비롯해 대구 동성로파, 향촌동파, 달성동파, 경북 영천 팔공파 등 인근 지역 폭력조직의 두목과 조직원이 대거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탤런트 박원수(60) 씨, 청도에서 활동 중인 개그맨 전유성(63) 씨, 조우만 청도부군수, 이원우(49) 청도군의회 의장 등이 하객으로 참석했다.

이날 주례는 서의현(76) 전 조계종 총무원장이 맡아 "과거에 어떤 잘못을 저지르고, 어떻게 살아왔는지보다는 새로운 인생을 출발한다는 각오로 가정을 꾸려 종교에 의지하고 착실하게 살아야 한다"는 주례사를 전했다.

이날 사회는 MC 조영구가 맡았고, 축가는 가수 진시몬이 '둠바둠바'를 부르며 결혼을 축하했다.

한편 경찰은 현장에 50여 명을 투입해 예식장 주변의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찰은 결혼식 소식이 알려진 이후 J씨 측을 계속 접촉해 "'90도로 고개를 숙이거나 도열해 인사를 하는 등 위화감을 조성하지 말라'는 주문을 잇따라 내렸다"며 "청도지역 이미지 등 여러 우려가 있었으나 결혼식은 차분하고 조용하게 진행된 것 같다"고 말했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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