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 검증대에 올랐다

입력 2012-09-17 10:53:54

문재인 의원이 민주통합당의 제18대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다. 16일 치러진 서울 지역 경선까지 13연승을 거두며 56.5%의 득표율로 제1야당의 대선 후보 자리를 차지했다. 1년 전만 해도 정치와 거리를 두었던 문 후보가 압도적 승리를 거둔 것은 그의 진정성과 참신성이 평가받은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문 후보는 이제 정권 교체라는 사명감을 지닌 위치에 올라서면서 치열한 검증대 위에 서게 됐다.

문 후보는 수락 연설에서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을 강조하면서 '공평'과 '정의'의 가치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자신이 집권하면 책임총리제를 통한 분권형 대통령이 되겠으며 일자리, 복지, 경제 민주화, 새로운 정치, 평화와 공존의 정책을 이끌겠다고 공언했다. 심각한 경제 양극화와 실업난, 갈등에 치우친 정치, 남'북한의 대결적 국면들을 해결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으로 올바른 방향 설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문 후보 앞에는 적지 않은 난제들이 놓여 있다. 먼저, 당내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모바일 투표의 불공정성 논란으로 내분을 겪었던 만큼 당내 갈등을 수습해야 한다. 민주당 내에는 친노 진영에 속한 문 후보의 대척점에 비노 세력이 있으며 두 세력 간 갈등이 경선을 거치면서 커졌다. 문 후보는 민주당 내 반목을 끝내고 화합을 이끌 수 있는 정치적 역량을 보여주어야 한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와의 야권 단일화도 거쳐야 한다. 정치권 바깥에 있는 안 교수가 유력한 대권 후보로 떠오른 것은 국민이 정당정치에 실망했기 때문이며 여기에는 민주당의 무능함도 크게 작용했다. 문 후보에게는 민주당을 수권 정당으로서 환골탈태시키고 정당정치의 신뢰를 회복할 책임감이 있다. 국민은 문 후보가 민주당을 혁신하면서 안 교수와의 단일화를 잡음 없이 성사시킬 수 있을지 주목할 것이다.

문 후보는 참여정부의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닌 전력에서 알 수 있듯 노무현 대통령의 빛과 그림자를 상징하는 인물이며 그에 따른 기대와 우려도 동시에 존재한다. 이 때문에 그의 정치적 지도력이나 정책 실현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보내는 시선들이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안 교수와의 단일화를 앞두고 있어 그가 야권의 최종적인 대통령 후보가 될지도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태다. 문 후보가 이러한 어려운 관문들을 넘어서야 대통령 후보로서 정정당당한 대결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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