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찾아와라" 뒷짐진 채 캐디만 시키면 꼴불견

입력 2012-09-17 07:55:34

▶캐디(caddie)와 궁합이 잘 맞아야 그날 게임이 잘 풀린다

남녀간의 궁합이 좋아야 금슬 좋은 부부가 되는 것처럼 골프장에서 캐디와의 궁합도 좋아야 그날 스코어가 잘 나오는 법이다. 그러나 부부간의 궁합도 자기 하기 나름인 것처럼 캐디와의 궁합 역시 자기 하기 나름인 경우가 많다. 특히 주는 만큼 받고, 뿌린 만큼 거둔다는 말은 골프장에서도 통하는 만고불변의 진리다.

본격 게임에 들어가기에 앞서 정겨운 말 한마디라도 먼저 건네보자. 세 명의 동반자보다 나에게 더 관심을 보여줄 수 있게 하는 것은 골프 실력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하자.

▶남자 캐디가 더 좋다(?)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정규든 비정규든 400여 개 골프장에 3만5천여 명의 캐디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골프장은 남자캐디가 85%를 차지하는 곳도 있다. 여자 캐디 수급이 어려워 도입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들 가운데 싱글 수준 골퍼들도 다수 있어 남자 캐디를 선호하는 골퍼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캐디의 역할은 플레이어가 하기 나름이다

캐디가 단순한 보조자에 머문다면 캐디의 역할을 최소화시킨 경우다. 물론 골프의 주인공은 플레이어이고 플레이어가 최상의 기량을 발휘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것이 캐디의 역할이기는 하다. 그러나 요즘 캐디는 경기 운영의 보조자이면서 심판이자, 경기 진행 요원이다. 그 골프장에 대한 지식의 전달자이기도 하다. 플레이어에게 단순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고 그 외에 이런 다양한 역할들을 맡고 있으니 1인3역 내지 4역의 멀티플레이어다.

익숙하지 않은 골프장을 찾는 경우 무조건 캐디의 말을 듣는 게 맞다. 캐디보다 더 그 골프장에 대해 안다고 자신할 수 있으면 말을 듣지 않아도 좋다. 그러나 골프장에서 캐디 말을 듣지 않았다가 낭패를 보는 골퍼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많다.

▶이런 골퍼는 되지 맙시다. 캐디 생각도 좀 합시다.(도움말 윤선달의 Fun & Joke 알까기 골프)

-티 좀 갖고 다닙시다.

첫 홀 티박스에 올라서더니, "언니! 롱 티 있음 하나 줄래?"라고 해서야. 첫 홀인데….

-기다리는 동반자에 대한 배려도

어드레스 상태에서 30초간 '묵념'을 하고 또 30초간 왜글을 한 뒤 별안간 준비 자세를 풀고는 거리를 다시 묻는 골퍼는 아니겠지요?

-한 뼘씩이나 홀 가까이 공을 옮기는 비양심

그린에서 마크하고 다시 놓을 때 한 뼘 이상 홀 가까이 옮기지는 맙시다.

-연습장 좀 다니시지요

뒤땅치고, 공 머리만 때리고, 쪼루 내고. 그러면서 "난 필드에서 연습하는 체질이야"라고 하시면 아니 아니 아니되오!

-드리볼도 안 됩니다

동반자들 눈치 보고, 캐디에게 눈을 껌뻑거리며 볼을 툭툭 쳐내서 좋은 위치로 옮기는 것도 보기 흉합니다.

-함께 찾아요

산에 올라간 볼 같이 찾을 생각은 않고, 밑에 서서 "거기 말고, 응 거기거기" 하며 뒷짐 지고 말만 하면 정밀 미워요.

-자기 물건은 좀 스스로 챙겨주세요

그늘집에서 잘 쉬다가 나와서는 장갑, 모자 놔두고 왔다며 가서 가져 오라고 하지는 마세요.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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