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패션몰 뛰어든 17살 소녀, 한국의 '프라다' 무지개 꿈

입력 2012-09-15 08:00:00

'가르손느' 운영 김수경

"한국의 '프라다'를 만들 겁니다."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10대 여성의류 인터넷 쇼핑몰 사업에 뛰어든 17살 소녀 김수경.

"저에겐 꿈이 있어요. 이탈리아의 명품 '프라다'처럼 세계적인 패션브랜드를 제 손으로 꼭 만드는 거예요."

그녀는 올 2월 독창적인 창업 아이템과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가르손느'라는 10대 여성들을 주고객으로 하는 쇼핑몰을 오픈했다.

그녀가 쇼핑몰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아빠의 사업실패로 가족의 생계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공부는 때가 있는 것"이라며 주변에서 말씀을 많이 하시지만 저는 "성공한 후에 꼭 학업을 마칠 거예요"라며 "고졸

검정고시를 합격하고 대학에서 패션전공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조선 최초 여자 거상(巨商) 김만덕을 꿈꾼다. 평생 모은 재산을 기근에 시달리던 백성 구제에 헌납한 나눔과 베풂의 정신을 본받겠다는 것이다.

수경이는 요즘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는 형편이다. 인건비를 최대한 절약하기 위해 유통판매, 포토그래퍼, 스타일리스트, 피팅모델 섭외관리, 웹디자인 등 1인 5역을 담당하고 있다.

또 남들 잘 시간에 밤새도록 일하며 시민들이 출근하는 아침 시간에 잠을 자는 올빼미다. 기상 시간은 오후 1시.

그녀는 오프라인에서도 장사를 잘한다. 두 달마다 남구 대명동 본사에서 프리마켓을 열고 있는 것. 이때는 손님 300여 명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어 문전성시를 이룬다.

친구이자 고객인 또래 아이들이 옷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품평을 해준다. 원가에 가까운 가격에 의류 200~300여 벌이 판매돼 재고 소진과 제품에 대한 외부 홍보로 이어져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주문한 고객에게 물건 배송이 늦어지면 휴대폰 문자만 보내지 않고 직접 고객과 전화통화를 한 후 양해를 구한다. 이렇게 진심 어린 말을 전하면 거래를 끊으려던 손님들도 마음을 바꿔 재구매를 하는 등 고

객과의 소통과 신뢰감을 쌓고 있다.

10대만의 섬세하고 감수성 예민한 발랄한 감정을 최대한 살려 매출신장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

열일곱 살 사장님의 비서인 엄마 정미숙(41) 씨는 "수경이는 나이도 어린데 아이디어도 좋고, 장사 수완까지 좋다"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인터넷을 바탕으로 한 정보력과 타고난 '끼'가 철철 넘쳐난다"고

말했다.

쇼핑몰은 10대의 어린 나이에도 아이템과 기획력만 있으면 1인 기업으로 손쉽게 문을 열 수 있다. 전자상거래 종류가 많아지면서 쇼핑몰 창업에 뛰어드는 어린 학생들이 많아졌다. 이제 맹수들이 우글거리는 정글

속으로 걸어 들어간 그녀는 "10년 후에 세계 금융, 패션 중심지인 미국 뉴욕에서 지사를 설립하는 것이 제 목표"라며 "제가 디자인 한 의류와 가방, 신발 등이 맨해튼에서 불티나게 팔리면 아마도 워런 버핏이 투

자에 나설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미래 한국의 '프라다'를 꿈꾸는 그녀는 오늘도 성공을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

사진'글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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