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情'기부, 광고판 기부…別別 기부 더 알차네

입력 2012-09-15 08:45:20

기부의 진화, 다양해지는 기부물품

13일 대구도시철도 반월당 역사 내에 (주)애플애드벤처와 빅아이디어가 대구시교육청에 기부한 전광판이 걸려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13일 대구도시철도 반월당 역사 내에 (주)애플애드벤처와 빅아이디어가 대구시교육청에 기부한 전광판이 걸려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기부'가 진화하고 있다. 돈과 생필품에서 광고판, 광고 카피, 금융지식, 정(情)으로 기부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해지는 기부물품=11일 도시철도 2호선 대구은행역에서 특별한 기부 물품이 대구시교육청에 전달됐다. 대구지역의 광고회사인 ㈜애플애드벤처가 대구 도시철도 2호선의 9개 역에 가로 300cm, 세로 180cm 규모 대형와이드광고판 14개를 6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기부했고, 빅아이디어 광고사는 교육기부와 가정의 소통에 관한 광고 디자인과 카피를 제작해 기부하기로 한 것. 기부받은 광고물은 대구 도시철도 2호선 대구은행역, 반월당역 등에 게시돼 있다. 기부한 광고를 매출액으로 따지면 1억원 정도다.

광고 카피를 제작한 빅아이디어 김종섭(32) 대표는 "최근 대구에서 학교폭력으로 뜻을 펴 보지도 못하고 숨진 아이들을 보고 이런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던 중 광고 카피와 디자인을 기부하게 됐다"며 "도시철도로 출퇴근하는 대구의 학부모들이 내가 작성한 카피를 보고 '우리 아이는 어떤 고민이 있는지 대화해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실천에 옮긴다면 성공한 광고"라고 말했다.

광고판을 기부한 ㈜애플애드벤처 관계자는 "광고판 기부에 따라 부가적으로 회사 이미지 또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어 여력이 있다면 기부 기간을 연장하는 것도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카드넷에서는 차상위계층 학생 100명에게 10만원이 충전된 대경교통카드를 전달하기로 시 교육청과 논의 중이다.

◆보험회사의 '경제교육' 재능기부=교보생명은 5년 전부터 임직원과 재무설계사들이 '교보생명 경제교육봉사단'을 조직해 전국의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 경제교육을 벌이고 있다. 올해는 대구와 서울의 3개 학교 50개 학급을 대상으로 5월부터 경제교육을 실시해왔으며 올해부터는 6, 7세 미취학아동까지 교육봉사의 대상을 확대해, 대구와 서울의 어린이 집 150곳에서 2천500여 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경제교육을 실시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금융기관으로서 전문성을 활용한 재능기부 프로그램을 만들고 참여하는 것은 회사, 임직원, 재무설계사 입장에서도 매우 보람된 일"이라며 "앞으로도 부모와 함께 하는 경제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재능기부에 앞장서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외된 아이들에게 '정(情)'을 기부=대구남부교육지원청은 '정나눔 어깨동무 멘토링 남부교육기부'라는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일명 '정(情) 기부'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조손가정이나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의 아동과 청소년 등 상담이 필요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엄마'아빠 되기, 이모'삼촌 되어주기 등으로 정을 베푸는 기부를 말한다. 현재 남부교육지원청 내 각 학교로부터 38명의 학생을 '정(情) 기부' 대상자로 추천받았으며, 남부교육지원청 직원으로 구성된 34명의 멘토가 1명 당 1, 2명의 학생들과 지난 4월 30일 멘토-멘티 결연식을 가졌다.

멘토들은 멘티로 맺어진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전화나 문자 메시지 등으로 연락을 하고, 학생들과 함께 서점을 가거나 영화를 같이 보는 등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관심과 정을 나누고 있다. 일부 멘토들은 개별적으로 장학금을 만들어 멘티 학생에게 전하기도 한다. 오는 12월 중에는 전체 멘토'멘티들이 모여 체험활동 또는 봉사활동도 계획 중이다.

남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멘토의 범위를 교육청 직원 뿐만 아니라 외부 지원자로도 확대하고 싶지만 자칫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 멘토가 될 수 있다는 부담에 쉽게 확장하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멘토의 개인적 활동 뿐만 아니라 멘토와 멘티가 한데 모여서 할 수 있는 활동도 많이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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