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중 붉은 유니폼, 중학야구 공공의 적"

입력 2012-09-14 09:35:05

올해 2개 전국대회 우승…손경호 감독 13년 지도

올해 경상중을 전국대회 2관왕에 올려놓은 손경호(오른쪽) 감독이 선수들 앞에서 타격시범을 보이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올해 경상중을 전국대회 2관왕에 올려놓은 손경호(오른쪽) 감독이 선수들 앞에서 타격시범을 보이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이제 전국 중학야구에서 붉은 유니폼은 공공의 적(?)이 됐습니다."

손경호 감독이 이끄는 경상중은 올해 출전한 2개 전국대회서 모두 우승했다. 7월에 열린 전국 중학야구선수권대회를 제패한 경상중은 8월 포항에서 열린 제1회 KBO 총재배 전국중학대회(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까지 휩쓸며 4개의 전국대회 중 2개 대회서 왕좌에 올랐다. 특히 포항야구장 신축을 기념해 열린 KBO 총재배서는 예선부터 결승까지 모두 역전승을 엮어내며 중학야구 정상에 섰다.

지난해 제58회 전국 중학야구선수권대회 우승과 제13회 삼성기 중등부 우승, 제54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야구대회 4강의 기세를 올해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전국대회서 좋은 성적을 거둔 덕분에 경상중은 '공포의 외인구단'처럼 상대팀들의 기피 대상 1호가 됐다.

"전국대회 대진 추첨 때면 제 옆엔 아무도 앉으려 하지 않습니다. 추첨장에서 나란히 앉으면 꼭 그 팀과 맞붙는다는 징크스 때문이죠. 전국 중학야구계에서 경상중의 입지를 확인할 수 있는 단적인 예입니다."

1959년 전국체전 중등부 우승을 시작으로 수많은 대회서 우승트로피를 거머쥔 경상중은 프로야구 발전의 자양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가능성 있는 선수를 발굴해 야구의 기초를 탄탄히 다져줌으로써 그들이 고교나 프로에서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놔주고 있다. 경상중을 거쳐 간 스타플레이어도 많다.

삼성의 김용국, 강기웅 코치를 비롯해 넥센의 김성갑, 한화의 이종두 코치가 경상중 출신이다. '국민타자' 이승엽, 한화 강동우, 넥센 손승락, LG 이병규(7번) 등도 경상중을 거쳐 갔다. 201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경상중 출신 7명이 프로에 진출했고, 2013년에는 배재준과 박효일이 LG와 KIA의 지명을 받았다.

경상중이 '야구명가'로 발돋움한 데는 모교서 13년째 지휘봉을 잡고 있는 전 빙그레 출신 손경호 감독의 지도력을 빼놓을 수 없다. 영남대 인스트럭처와 경상중'경북고 코치를 거쳐 1999년 11월 부임한 손 감독은 2005~2007년 대통령기 3연패의 금자탑을 이뤘고, 2008년에는 전국소년체전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해와 올해 전국 중학야구선수권대회를 거머쥐며 2연패하는 등 부임 후 지금까지 8번이나 경상중을 전국 정상에 올려놓았다. 선수권대회'소년체전'KBO총재배'대통령기 우승으로 전국대회 그랜드슬램을 이룬 감독이 됐다.

연고지역 선수를 우선 지명하는 '1차 지명제도' 부활로 경상중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프로야구를 빛낼 프랜차이즈 스타의 조기발굴과 육성이 더욱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손 감독은 "초등학교 시절 야구의 맛을 본다면 중학교에서는 평생 자신의 야구 기반이 되는 기술과 습관 등을 몸에 익히게 된다"며 "자질 있는 선수들을 찾고 그들을 체계적으로 단련시키는 것은 중학야구의 임무며 존재 이유다"고 말했다.

경상중은 올해 흙먼지 나는 운동장에 인조잔디를 까는 등 어린 선수들의 훈련 환경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며 야구 명문학교로서의 자부심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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