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판매량 '100만대', 매년 2배↑…"사생활 침해" 반대도
'블랙박스는 당신이 한 일을 알고 있다.'
새누리당 정준길 전 대선기획단 공보위원이 12일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측근 금태섭 변호사와의 전화 통화가 택시에서 이뤄졌음을 인정했다. 정 전 위원은 "전화 통화 당시 내 차량을 운전하던 중이었다"고 했다가 자신을 태웠다는 택시기사가 당시 영상이 담긴 차량용 블랙박스를 공개하겠다고 증언하자 말을 바꾼 것.
'블랙박스'(차량용 주행 영상기록기)가 진실 밝히기는 물론이고 범죄자 검거에서 탁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주택가 등에서 강력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인근 지역에 주차된 차량이다. 차량 운전자의 동의를 구해 블랙박스를 확인하면 당일 녹화분은 물론 일주일 이상의 기록도 확보할 수 있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지난 7월 25일 대구 달서구 용산동 자신의 사무실 앞에 주차된 차의 유리창을 부순 혐의로 A(51)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자신의 사무실 앞을 가로막은 B(38'여) 씨의 차 앞유리를 열쇠꾸러미로 부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범행은 B씨의 차에 부착된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찍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에 앞서 3월 7일 대구 달서경찰서는 2010년 12월부터 올 2월까지 대구 달서구, 수성구 일대 식당을 돌며 40차례에 걸쳐 현금과 컴퓨터 등 1천68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이모(30) 씨를 구속했다. 이 씨는 차량과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고 범행을 저질렀고 화질이 떨어지는 CCTV 탓에 수사는 답보상태였다. 경찰 수사가 활기를 찾은 것은 블랙박스 덕분이었다. 또 다른 범행을 준비하던 이 씨가 달서구 월성동 한 식당 앞에서 옷을 갈아입고 모자와 장갑을 착용하는 장면이 블랙박스에 찍힌 것. 경찰은 이 씨의 인상착의를 확인하고 동종 전과자와 대조를 통해 이 씨를 붙잡았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블랙박스 판매량은 2010년 25만 대, 지난해 50만 대에 이어 올해는 100만 대를 넘을 전망이다. 기능이 향상된 블랙박스는 주택가 곳곳에 설치된 방범용 CCTV 못지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블랙박스는 차량의 이동에 따라 위치가 바뀌기 때문에 범행이나 도주 장면을 녹화하더라도 범인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
블랙박스를 이용한 녹화에 대해 사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사람도 많다. 김이경(28'여'대구 달서구 상인동) 씨는 "블랙박스 영상이 온라인에 올라오는 것을 보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감시받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력범죄가 빈발해 치안 불안이 극에 달한 최근 상황에서는 블랙박스의 방범기능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 "범행 장소 일대에 있던 차량의 블랙박스를 모두 분석하면 범인의 인상착의는 물론이고 이동경로, 도주에 이용된 차량까지 찾아낼 수도 있어서 범인 검거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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