半 의사에 사실상 119 역할… 상주보건소 입석진료소 김인숙 소장

입력 2012-09-12 07:24:23

"경북도 끝지점의 입석리 진료소는 경상도와 충청도의 판문점 같은 곳이라고들 하는데 다른 것이 있다면 양쪽 주민들이 사랑방처럼 부담없이 드나드는 것이겠죠."

입석보건진료소 김인숙(57) 소장이 20여 년째 경북 입석리와 충북 삼송리 주민을 상대로 주민 건강을 책임지는 등 도계를 넘은 사랑의 진료 봉사를 펼치고 있다.

그녀는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주민들은 가족 같았으며 나 역시 가족 같이 함께 해왔다"며 그간 몸담았던 진료소 생활을 회상했다.

부임 초기보다 주민들의 평균 연령이 크게 높아지면서 마음 쓰이는 곳 또한 많아지고 있다는 김 소장은 "주민들의 얼굴만 봐도 몸이 아픈지 마음이 아픈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진료를 받기 위해 괴산군 삼송리에서 왔다는 한 노부부는 "김 소장이 반 의사에 사실상 119까지 겸하고 있어 늘 든든하다"며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김 소장이 그만 두면 섭섭해서 어쩔꼬"라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김 소장은 "퇴직 후에도 여기서 살 것입니다. 이곳을 떠날 수 없을 것 같아 조그만 땅을 사두었다"고 노부부를 안심시켰다.

김 소장은 이곳 진료소 생활에서 체험한 글을 매일신문의 매일춘추와 주간매일의 꽁트 등에 50여 회 투고를 하는 등 틈틈이 이곳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김 소장은 "이곳 주민들이 구역을 따지지 않고 오순도순 살면서 비교적 건강한 삶을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해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이곳 진료소의 특수성을 감안, 지원을 아끼지 않은 성백영 상주시장과 상주시 보건소 관계자들께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상주'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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