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검증 공세 펼치던 새누리에 역공…민주당 '불출마 협박' 진상조사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6일 극적인 방법으로 사실상 대선 링에 올랐다.
안 교수 측이 이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측을 향한 '폭로'는 사실상 18대 대선 출마 선언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동시에 새누리당의 허를 찌르는 '기습공격'을 가하면서 그동안 BW(신주인수권부사채) 의혹, 재개발 딱지 의혹, 포스코 이사회 의혹 등 수많은 거짓말 논란 공격을 받으며 검증 공세에 시달리던 상황에서 반전을 꾀하게 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민주통합당 유력 대선 후보인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안 교수를 따라잡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대선 구도를 '박근혜-안철수'로 굳히는 등 '1타 3피'를 노린 고단수였다는 것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그동안 줄기차게 제기되는 검증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의혹만 키우고 추가적인 검증 공세에 노출될 수 있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본다"며 "때문에 안 교수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은 사실상 18대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제 와서 불출마를 선언하면 그간의 검증 공세를 인정한 셈이 되는 것이어서 퇴로가 없다"고 분석했다.
최근 안 교수는 '딱지'(재개발 입주권) 구입, 전세살이 논란, 포스코 사외이사 '거수기' 논란 및 스톡옵션 수령 논란 등의 공격을 받으면서 지지율은 다소 주춤했었다.
안 교수 측의 폭로에 대해 새누리당은 '협박'의 여부가 아니라 의혹 '진실' 규명을 이슈로 만들어 난국을 돌파한다는 입장이다. 안 교수 측의 주장대로 유력한 야권 후보에 대한 협박이 시도된 것이 부각될 경우 박 후보에게는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 '불법사찰'이 쟁점으로 부각되면 박 후보의 이미지는 큰 상처를 받을 수 있다.
이날 광주비엔날레 개막 행사에 참석한 박 후보는 안 교수 측 협박 주장에 대해 "(정준길 의원은) 그런 협박을 하거나 압력을 넣을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도 아닌데, 도대체 이해가 안 되는 일"이라면서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철우 원내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사실관계를 밝히는 게 중요하다"며 안 교수를 압박했다. 산업은행 뇌물 공여와 목동에 거주하는 음대 출신 30대 여성에 대한 의혹이 해소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복잡한 속내다. 일단은 안 교수를 지원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안 교수 측의 '폭로' 직후 "집권도 하기 전에 정치 사찰을 하고 협박하는 세력은 반드시 국민이 심판해야 한다"면서 "특정 대선 후보 개인의 일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총체적 국기문란 사건"이라며 박 후보 측을 정면 겨냥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유신 잔당의 집결지이자 용서할 수 없는 불법 행위에 근거해 집권하겠다는 신종 쿠데타 세력임을 드러낸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도 민주당 의원들은 안 교수 폭로를 집중 다루며 지원사격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안 그래도 대선 경선 흥행에 불이 붙지 않아 속을 끓이는데 하필 가장 중요한 광주'전남 경선이 있는 날 안 교수가 결정타를 날렸다"고 전전긍긍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당내 후보를 자꾸 띄워야 하는데 '박근혜-안철수' 구도로 대선이 굳혀질 경우 민주당은 끝이다"고 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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