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세계] '상근이'를 키우려면

입력 2012-09-06 14:28:12

반려동물과 유기동물의 차이는 무엇일까?

동물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아무렇지 않을지 모르지만 동물보호운동을 하는 분들에게 물어보면 극과 극을 달린다고 표현한다. 처음에는 대부분 귀엽고 예뻐서 개를 입양하게 된다. 어떤 분은 친구가 되길 원하고, 자식이나 가족과 같은 동반자가 되길 원해서 입양을 한다. 그냥 동물이 좋아서, 그리고 예쁘고 귀여워서, 아는 지인을 통해 입양한다.

어느 날 어떤 분이 중학생의 자녀와 함께 상담을 받으러 왔다. 집은 20평 아파트 3층에 살고 있는데 일명 '상근이' 그레이트 피레니즈 종를 입양하고 싶다고 문의를 했다. 가슴이 철렁하는 순간이었다. TV에 나오는 상근이는 모델 견이다. 상근이를 위해서 보호자가 따라다니면서 하루에 2, 3회 빗질을 해주고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은 목욕을 시켜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식사량과 음료수가 필요하고 배설량 또한 많다. 그러므로 대형견종을 키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따로 된 공간이 필요하다. 학생에게 설명을 해주고 그림에 나오는 사진을 보여 주면서 작은 반려동물을 권장했다.

학생에게 대구에 유기견이 한 달에 200~300마리가 구조되고 있으며 60~70%는 자연사나 질병 및 성격장애로 안락사 되고 있고, 학생이 상근이를 입양하면 다른 가족은 집에서 상근이 때문에 불편하고 생활에 제한을 받으면 상근이도 불행할 것이라고 설명한 뒤에야 이해를 하는 것 같았다.

반려견을 충동구매하는 것은 절대 금해야 한다. 반려견을 입양할 때는 반드시 새로운 가족을 입양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선택한 반려견은 생명이 다할 때까지 책임을 진다는 마음 자세가 필요하다.

어릴 때 귀엽고 예뻐서 같이 있다가 나중엔 귀찮아서 친구에게 주어 버리면 이런 동물은 대부분이 유기견으로 전락하게 된다. 친구 또한 생각 없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를 입양하면 똑같은 전철을 밟게 되는 것이다.

반려견 가족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반려견을 키울 의무를 다해주길 부탁한다. 내가 좋아한다고 다른 사람도 좋아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말아야 한다. 개를 싫어하는 분들도 그분들의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외출 시에는 목줄에 이름표 달고 줄을 너무 길게 잡지 말고 대변 봉투와 생수 및 휴지를 지참해야 한다. 엘리베이터에서는 다른 사람이 있을 경우 반드시 안아 주고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 동행할 때는 이동장에 담거나 안고 다니길 부탁한다.

최동학 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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