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 등 변태 동영상 수북…최소 1천여개 폴더 깔린듯, 아동 음란물도 숨
경찰은 지난 7월 통영에서 초등학교 4학년 여자 어린이를 납치,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김점덕 사건이 터진 직후 아동 음란물이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아동 음란물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동 음란물을 볼 수 있는 성인 전용 PC방은 허술한 감시 속에 여전히 성업 중이었다.
5일 오후 11시쯤 대구 동구 신천동. 반경 100m 안에 영업 중인 성인PC방은 얼핏 봐도 3, 4개나 됐다. 기자가 한 성인PC방 내부로 들어가자, 칸막이로 나뉜 방이 나타났다. 문이나 칸막이에 창문은 없었고 작은 스탠드의 불빛으로 주변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어두컴컴했다.
성인PC방 주인은 "1시간에 5천원, 선불"이라고 했다. "컴퓨터 화면의 '인터넷'이라는 아이콘을 누르면 사용할 수 있다"는 주인의 안내에 따라 아이콘을 눌렀다. 아이콘을 누르자 화면 왼쪽에 음란 동영상을 담은 폴더가 100개 이상 나타났다.
'한국 동영상', '일본 동영상', '서양 동영상' 등 국가별로 분류한 폴더와 SM(가학'피학적 성행위), 강간 등 변태적 성행위 동영상 등이 셀 수 없을 만큼 저장돼 있었다. 게다가 제작사별과 업데이트 날짜별로 정리된 폴더도 있어 최소한 1천 개 이상의 동영상이 컴퓨터 안에 있었다.
기자가 이용한 컴퓨터엔 아동 음란물은 없었다. 이 성인PC방 주인은 "최근에 아동 음란물이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고 단속에 적발되면 문제가 커질 것 같아 모두 삭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PC방 내 컴퓨터 간 네트워크를 통해 다시 검색해 봤더니 2편의 아동 음란물 동영상과 아동을 소재로 한 음란만화 파일이 수십 개 발견됐다. 동영상에는 초등학생처럼 보이는 여학생과 성인 남성이 성행위를 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음란만화의 경우 주로 어린 여학생이 남성들에게 성적 괴롭힘과 성폭행을 당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PC방 주인은 "파일이 워낙 많아 못 지운 게 있었던 것 같다"면서 "찾아서 삭제하겠다"고 해명했다.
성인PC방 주변 주민들도 최근 잇따른 아동 성폭행 사건 이후 불안에 떨며 경찰 등의 단속에 대해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주민 문모(60'대구 동구 신천동) 씨는 "예전에는 성인PC방이 뭐 하는 곳인지 몰랐는데 최근 언론 보도를 접해 알게 된 뒤부터는 젊은 층이나 청소년들이 이를 알고 더 많이 찾게 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양모(48) 씨도 "PC방에서 음란물을 마음껏 볼 수 있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아동 성범죄를 막기 위해서라도 경찰이 음란물 PC방에 대해 집중 단속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PC방 음란 동영상과 관련, 지난해 114건, 올 8월 현재 93건이 적발됐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다음 달 말까지 PC방의 음란 동영상에 대한 집중 단속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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