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김기덕 "영화 좀 아는 사람 모여" 프랑스 뤽 베송
영화 '도둑들'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각각 1천300만, 500만 돌파를 목표로 하며 스크린에서 연착륙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 박스 오피스 1위는 '공모자들'이 차지했다. 그리고 이번 주에는 김기덕 감독의 열여덟 번째 영화와 15년의 가택연금을 견딘 미얀마의 지도자 아웅산 수치를 그린 영화가 개봉해 극장가에서 관객을 만난다.
먼저 영화 '피에타'는 개봉에 앞서 이번 베니스영화제 공식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수상을 노리고 있다. 특히 더욱 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기 위해 김기덕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감독과 배우들이 지상파 프로그램에 대거 출연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어 화제다.
잔인한 방법으로 채무자들의 돈을 뜯어내며 살아가는 남자 강도(이정진)는 가족 없이 외롭게 자랐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자신이 '엄마'라고 주장하는 여자(조민수)가 불쑥 찾아온다.
강도는 여자의 정체가 의심스럽고 상황이 혼란스럽지만, 어느 순간 그녀에게 무섭게 빠져든다. 그리고 다시 여자는 사라지고 두 사람 간의 비밀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관객들의 기대는 이미 예술성은 충분히 검증받은 거장의 신작이 얼마나 대중적일 것인가에 모이고 있다. 감독 본인이 직접 연출한 작품은 아니지만, 각본을 쓴 '영화는 영화다'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영화인 만큼 그런 기대가 무리는 아니다. 또한, 관객들에게 친절한 영화는 아니었지만 '나쁜 남자'가 흥행에 성공한 전례도 있다.
김 감독에 의하면 영화는 자본 중심의 극단적 사회 속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믿음이 사라지고 불신과 증오로 파멸을 향해 나아가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을 담고자 했다고 한다. 영화의 제목인 피에타는 이탈리아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이다. 상영시간 104분, 청소년 관람불가.
한편 영화 '더 레이디'는 뤽 베송 감독의 연출과 아웅 산 수치 역할을 맡은 양자경의 출연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작품이다. 흥미롭게도 영화의 제작은 양자경이 시나리오를 가지고 뤽 베송을 찾아가며 이루어졌다고 한다.
영국에서 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 평범한 삶을 살던 아웅 산 수치는 모친이 위독해지자 병간호를 위해 미얀마로 돌아간다. 하지만 오랜만에 찾은 고국에서 그녀가 본 것은 국민의 자유가 탄압받고 있는 끔찍한 상황이었다. 그녀는 결국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의 열망과 부친이 못다 이룬 조국의 민주화를 실현하기로 결심하게 되지만 군사정권에 의해 가택연금을 당하게 된다. 그리고 외부와 차단된 길고 외로운 생활을 견뎌 나가던 그녀에게 설상가상으로 남편이 암에 걸려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마저 전해진다. 그녀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 것이다.
영웅적인 여성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이기에 영화의 이야깃거리도 풍성하다. 영화 제작 도중 아웅 산 수치가 가택연금에서 해방되어 양자경 등 영화의 제작진과 만나게 되는가 하면 많은 태국인과 미얀마인 엑스트라가 동원된 '쉐다곤 파고다' 연설 재현 장면에서는 민족민주동맹(NLD) 소속으로 20여 년 전 실제로 그녀의 연설 현장에 함께했던 인물이 출연하기도 했다. 상영시간 132분, 15세 관람가.
김삼력 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ksr@y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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