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월세 아니면 얻기 힘들어요

입력 2012-09-05 10:23:44

전세시장 보증부 월세 재편…85㎡ 이상 월 120만원 선

대구 주택 소유자들의 월세(반전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1, 2인 가구가 늘고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전세 품귀 현상이 가속되고 있는 데다 저금리 추세와 맞물려 주택 소유자들이 안정적인 임대수익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공급 물량 감소로 반전세 또는 보증부 월세의 임대수익형으로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세입자 입장에서는 대출금리가 낮기 때문에 전세를 원하지만 집주인들은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이 떨어지고 시중금리가 낮아지면서 월세로 돌리려 하고 있다"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앞으로 이 같은 추세는 더 가속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나라부동산 정보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 롯데화성캐슬골드파크(4천300가구)의 올해 2분기 월세 물량은 20건으로 지난해(16건)에 비해 4건 늘었다.

권오인 공인중개사는 "요즘은 전세 거래가 없을 뿐더러 주택 소유자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반전세나 월세 임대를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익형 월세가 뜨면서 임대료도 오르고 있다. 작년 캐슬골드파크 전용면적 85㎡ 이상(30평형대) 반전세의 경우 보증금 2천만원에 월 95만~100만원 수준이었지만 올 들어 보증금 2천만원에 100만~120만원(6천만원에 월 80만원) 선으로 상승했다.

대구 수성구 황금동 화랑공인공개사 관계자는 "작년 25평의 경우 보증금 2천만원에 월 75만원 하던 것이 현재 월세가 10만원가량 올랐다. 30평은 작년까지만 해도 월 90만원이 넘으면 찾는 이가 없었을 정도로 수요가 적었지만 지금은 월세가 100만원에서 105만원까지 뛰어도 공급이 없을 정도"라고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월세 비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택가격이 장기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면 5% 안팎의 추가 수익률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월세 구조가 심화될 것이라는 것. 뿐만 아니라 최근 은행 예금 이자율이 3~4%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자산인 부동산을 수익형으로 전환하는 투자자들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전월세 가구 특성을 고려한 주택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주택시장은 여전히 전세가 우위이지만 지방은 전세보다 보증부 월세 등 월세가 우위인 시장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도 지난 10년간 전셋집은 9% 줄어든 반면 월셋집은 72%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전세는 높은 주택가격 수준에 의한 진입장벽이 존재하고 주택이 부족한 시장에 주로 형성되는 점유형태이기 때문에 주택가격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구의 경우 반전세나 보증부 월세 우위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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