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쿠~ 화장실만 들렀다 나오셨다고요? 알짜 쇼핑 놓치셨네요

쇼핑 명소 된 고속도로 휴게소

사진 아웃도어 의류매장과 액세서리 매장 등 각종 쇼핑시설이 입점해있는 청도휴게소. 한국도로공사 경북본부 관할 휴게소에만 20여개가 넘는 의류 브랜드가 입점할 만큼 대구경북 고속도로 휴게소가 새 쇼핑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1.평화발렌키 김시영 대표는 요즘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를 찾아다니며 상권 조사에 여념이 없다. 발렌키 매장을 입점시키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최근 아웃도어 열풍과 캠핑족 증가 등으로 고속도로 휴게소가 알짜 상권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2.의사 김모(58) 씨는 한 달에 두 번 경산 평사휴게소 푸드코트를 찾는다. 다양한 메뉴는 물론 즐겨 먹는 육개장 맛이 그의 입맛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휴게소 음식점은 가격만 비싸고 맛은 별로 였다. 요즘은 소문난 식당 못지 않게 맛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지인들과 함께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4일 오후 신대구~부산 간 고속도로 청도휴게소. 주차장에 들어선 관광버스에서 20여 명이 내리더니 휴게소에 입점해 있는 아웃도어 매장으로 향했다. 대구에서 밀양으로 등산을 가는 등산 동호회원들이었다. 송미숙(56'여) 씨는 "휴게소에 내려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매장을 발견, 등산복을 보려고 잠시 들렀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고속도로 휴게소가 새로운 쇼핑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간단한 요깃거리를 찾거나 휴식을 위해 들렀던 고속도로 휴게소에 아울렛 매장, 쥬얼리 숍, 헤어 숍에서부터 전문 먹을거리 매장 등 도심 상권의 전유물이었던 매장들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는 것.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의류 매장. 한국도로공사 경북본부 관할 휴게소에는 13개 매장에 25개가량의 브랜드 의류가 입점해 있다.

신대구~부산 간 고속도로 청도휴게소에는 4개 브랜드의 의류 매장이 들어섰다. 골프 의류, 아웃도어 의류와 SPA 브랜드 등 의류 매장과 함께 액세서리 매장도 성업 중이다.

청도휴게소 이상규 부소장은 "아웃도어 의류를 중심으로 휴게소를 찾는 고객들에게 반응이 좋아 인지도 높은 아웃도어 브랜드 위주로 리뉴얼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부고속도로 경주휴게소에는 남성 헤어 숍 '블루클럽 익스프레스'가 지난해 문을 열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인지도 있는 헤어 숍이 들어선 것은 국내 최초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블루클럽은 '블루클럽 익스프레스'라는 매장 명칭으로 앞으로도 고속도로 휴게소에 추가로 매장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셀프 현금 계산기도 설치됐다. 경산 평사휴게소의 'Self 현금 계산기'는 휴게소 직원이 돈을 직접 취급하지 않고 현금 계산기를 통해 대금을 받는 방식. 박은숙(47'여) 씨는 "휴게소에서 돈과 음식을 같이 취급해 때로는 불결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는데 셀프 현금 계산기를 통해 대금을 지불하고 식품을 받아 기분이 산뜻했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 측은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고 여행객들이 늘면서 휴게소에 알짜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며 "휴게소가 이제는 잠시 들렀다 가는 공간이 아니라 고객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김봄이기자 bom@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