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0) 군은 5살 때 당한 성추행 후유증으로 아직까지 고통받고 있다. A군은 5년 전 부모와 함께 대구시내 한 찜질방에 갔다가 끔찍한 일을 당했다. 한 70대 남성이 화장실에서 A군의 성기를 만지는 등 성추행한 것. 이후 A군은 밤에 잠을 자지 못하거나 자다가 식은땀을 흘리며 깨는 경우가 많았다. 이상하게 여긴 부모는 A군에게 까닭을 물었고, 뒤늦게 성추행 사실을 알게 됐다..
어린이 대상 성범죄가 사회적 이슈가 되는 가운데 남자 어린이도 성폭행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
대구의 해바라기아동센터에 따르면 아동 성폭행 피해자 중 매년 15% 이상이 남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 성폭행 피해자 10명 중 1,2명은 남자인 셈이다.(표 참조)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일어난 아동 성폭행 사건 22건 중 4건이 남자 피해자였다. 여성가족부가 올 3월 발표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 추이와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 아동 청소년의 4.0%가 남자이며 가장 어린 연령은 4세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달 서울에서는 남자 초등학생 4명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J(25) 씨가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J씨는 올 6월 초부터 7월 말까지 두 달간 등'하교 시간에 초등학교 주변 골목길에 숨어 있다가 11~12세 남자 초등학생을 발견하면 바지를 내려 자신의 성기를 만지게 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성폭행 피해를 입은 남자 어린이는 성적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등 여자 어린이 못지않게 피해가 심각하다는 것. 대구 미주병원 권영재 원장은 "어렸을 때 성폭행을 당해 성폭행을 증오하면서 자란 어린이는 어른이 되면 역으로 자신이 사춘기 이전의 어린이에게 성적인 매력을 느끼는 소아기호증에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남자 어린이 대상 성폭행은 여자 어린이 성폭행에 비해 피해 사례가 적은 반면 신체적 특성상 성폭행 피해가 드러나지 않아 피해는 심각하다.
해바라기아동센터 심보영 부소장은 "남자 어린이는 자신보다 힘이 센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에 성적 수치심을 느끼고 자존감을 잃어 자신이 먼저 성폭행당한 사실을 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대구 원스톱지원센터 박미경 팀장은 "아동 성폭행 피해자의 대부분이 여자 어린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아직 남자 어린이 성폭행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아동 성폭행에 여자와 남자의 구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어린이가 성범죄로부터 안전해져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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