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산책] IQ는 지능지수일 뿐!

입력 2012-09-05 07:07:28

여러분은 지극히 머리가 좋은 사람을 무엇이라고 부르는가? 대부분 '천재'라고 답할 것이다.

IQ(Intelligence Quotient)로 지능지수를 측정하는 방법은 20세기에 들어와서 처음 시작됐다. 처음엔 정상인이 아닌 정신 지체아를 가려낼 목적으로 개발된 것인데 지금은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의 지능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발전됐다.

1970년대 초, 서울대학교에서 그 해 신입생에게 흥미로운 검사를 실시했다. 바로 IQ검사를 실시한 것인데, 짐작건대 신입생들의 IQ 검사를 실시하고자 기획한 대학 당국자는 짐짓 한국에서 최고 대학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보통 사람들의 평균 지능지수보다 월등한 결과를 기대하고 이를 자랑하기 위해서 검사를 실시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엉뚱했다. 정신연령을 생활연령으로 나눈 수치에 백을 곱한 수치가 백일 경우가 보통사람들의 표준인데, 신입생의 약 30%가 이에 미달한 것이다.

놀란 대학 당국자는 지능지수의 우월과 더불어 꾸준한 노력도 학업성취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논평을 내고, 서둘러 이 지능지수 검사를 봉합했다. 물론 이후 더 이상 신입생에 대한 IQ 검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IQ검사에 이어 심리학자나 정신분석학자들은 EQ(감성지수), SQ(영성지수), CQ(창조성지수), PQ(열정지수) 등의 측정방법을 개발했다. 미국의 유명한 대학으로 유학을 가서 박사학위를 받고 돌아온 후배는 자신과 경쟁한 일부 학우들의 뛰어난 두뇌에 대해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렇게 머리가 좋더냐?"고 물었더니 "처음에는 믿지 않았습니다. 저도 머리가 좋은 아이라고 칭찬을 받으면서 자란 사람인데 너희에게 질 수 없다는 생각으로 밤잠을 설치면서 노력했으나, 몇 년이 지난 후에는 그들을 추월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그들의 뒤를 쫓기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들이 누구던가?"라고 다시 물으니 "대부분이 미국인이 아니면 인도인 유학생이었습니다. 소위 'IQ 190'이라는 그들은 무슨 책이든지 한 번만 보면 거의 외우다시피 암기했습니다."

후배는 지극히 머리가 좋은 사람을 'IQ 190'이라고 지칭했다. 부럽기도 하고, 호기심이 자극됐다. 그러나 아직 그러한 사람을 만나보지 못한 범부(凡夫)인 필자는 지금도 그들의 지능지수를 의심하고 있다. 흔히 아인슈타인은 IQ가 200이 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으니, 만약 사실이라면 이들 중에서 가장 앞선 사람일 것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MS의 빌 게이츠 등이 모두 IQ 190의 영역에 속하는 사람일 것으로 짐작된다.

그렇지만 희망적인 사실은 지능지수는 유전적 요인보다 교육, 환경, 훈련, 자극 등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서 계발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점이다. 비록 범부로 태어났으나 주변 사람들의 각별한 보살핌 속에 후천적으로 'IQ 190'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그늘진 곳의 외톨이 아이라도 포기하지 말고 아끼고 사랑해서 'IQ 190'의 영재로 만들어 봄이 어떠한가?

정재용/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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