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선수단 7명 응원 위해 런던 출국 외국인·시민들 자발동참도 큰 힘
"약속했던 50회의 앞산 산행을 끝내고 이제 직접 선수들을 응원하러 런던으로 갑니다."
대구시장애인체육회 하태균 사무처장(42)은 4일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이 열리고 있는 런던으로 향했다. 탁구와 휠체어테니스 종목에 출전한 8명(코치 1명, 선수 7명)의 대구 선수단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하계올림픽이 끝난 런던에서 패럴림픽이 열리고 있지만, 이를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한 달 전 올림픽 때 보여줬던 열기는 식어 버려 장애를 딛고 일어서 가슴에 태극 마크를 달고 세계 선수들과 당당히 겨루는 선수들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 처장은 런던행에 앞서 2월부터 장장 7개월 동안 앞산 전망대를 오르며 장애인 체육 알리기에 노력해왔다. 지난 2년 동안 장애인체육회에서 일하며 봤던 장애인 체육에 대한 무관심 때문에 이를 알리려 50회 앞산 등반을 계획했다.
그는 2월 25일 대구지역 체육회 인사들이 한데 모여 대구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의 성공을 기원하는 앞산 산행을 시작으로 틈을 내어 산을 오르며 장애인 체육 홍보에 나섰다.
안지랑골 주차장서 앞산전망대(1.9km)까지 50회 등반은 힘겨운 여정이었다. 업무 외 시간인 새벽과 퇴근 후, 그리고 주말과 휴일에 그는 '런던필승'이란 문구가 새겨진 옷을 입고 산에 올랐다. 그러면서 시민들에게 장애인체육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등반 일정과 후기, 출전 선수의 스토리를 페이스북 등 SNS에 담았다.
의욕있게 한 산행이었지만 30회를 넘자 고비가 찾아왔다. 무릎에 통증이 와 걷기가 쉽지 않았다. 빠듯한 시간을 쪼개다 보니 비가 오거나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도 있었다.
"초기엔 혼자 산을 오를 때가 많았어요. 가족과 함께 친구, 동료의 손을 잡고 앞산 전망대에 서기도 했어요. 조금씩 등반 사실이 알려지자 자발적으로 찾아와 함께 오르자 손을 내미는 시민들이 많았고, 그들 덕분에 힘차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어요."
그는 산을 오를 때마다 시민들에게서 받은 A4용지 반쪽짜리 응원 메시지를 책으로 엮어 선수들이 출국하는 날 전달했다. 한데 모으니 1천400장이 됐고, 한 선수마다 190~210페이지 분량이 됐다. 런던으로 떠나는 날 한 권의 책을 받아든 선수들은 눈물을 흘리며 선전을 다짐했다.
그의 50회 산행은 패럴림픽 개막식에 맞춰 끝이 났다. 그리고 3일 탁구 문성혜 선수가 동메달 소식을 알려왔다. 하 처장은 "패럴림픽서 메달을 따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게 장애인 체육의 현실이다"며 "이번 런던대회만큼은 선전을 펼칠 때마다 많은 박수를 쳐주고, 그들이 돌아올 때 잘했다고 자랑스럽게 맞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에서는 탁구에 최일상'김정석'이창호'김진성'문성혜와 최경식 코치, 휠체어테니스에 이하걸'오상호가 한국을 대표에 런던패럴림픽에 출전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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