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목사, 탱화에 욕설·낙서, 소변까지

입력 2012-09-04 10:35:53

동화사 난입 불경도 훼손

40대 전직 목사가 대구 동구 동화사 산신각에 침입해 탱화에 낙서를 하고 있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연합뉴스
40대 전직 목사가 대구 동구 동화사 산신각에 침입해 탱화에 낙서를 하고 있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연합뉴스

대구 동부경찰서는 4일 사찰에 난입해 불교 서적을 찢고 탱화에 낙서하는 등 난동을 부린 혐의로 S(42) 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전직 목사인 S씨는 지난달 20일 오후 5시쯤 대구 동구 팔공산 동화사 대웅전 법당에 들어가 법화경 등 불교 서적 8권을 찢은 뒤 산신각으로 건너가 탱화의 얼굴 부분을 까맣게 색칠하고 벽화에 사인펜으로 욕설을 쓴 혐의를 받고 있다.

S씨는 또 조사전에서 신발을 신은 채 불단 위를 돌아다니며 불교용품인 청수 그릇에 소변까지 봤던 것으로 확인됐다.

S씨는 경찰 조사에서 "대구에 있는 누나 집에 들렀다가 '네가 집안에서 하는 일이 뭐가 있느냐'는 등의 핀잔을 듣고 심한 말다툼을 벌인 뒤 홧김에 차를 몰고 동화사로 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 동기에 대해 "왜 이러한 범행을 저질렀는지 명확하진 않지만 S씨가 고교 시절 불교학생회 활동을 열심히 할 정도로 불심이 강했지만 형이 지병으로 숨지자 크게 회의를 느껴 불교에 대해 반감을 가지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S씨는 누나의 권유로 기독교로 개종한 뒤 2005년 모 교회로부터 목사 안수를 받았고, 올 5월까지 울산의 한 교회에서 부목사로 활동을 하다 그만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사찰의 피해 금액과 S씨의 사죄 여부 등을 종합해 구속 여부가 결정 날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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