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마지막 모의평가 그후 대입 전략은?

입력 2012-09-04 07:58:38

객관적으로 드러난 '나의 위치'…대학·학과 최저학력기준 꿰차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하는 2013학년도 대입수능 9월 모의평가가 4일 치러졌다. 이번 시험은 대입 지원, 학습 전략을 짜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 수능시험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험생들은 이번 평가의 결과를 바탕으로 대입 준비 과정을 재점검해야 한다. 사진은 올 6월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는 학생들 모습. 매일신문 자료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하는 2013학년도 대입수능 9월 모의평가가 4일 치러졌다. 이번 시험은 대입 지원, 학습 전략을 짜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 수능시험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험생들은 이번 평가의 결과를 바탕으로 대입 준비 과정을 재점검해야 한다. 사진은 올 6월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는 학생들 모습. 매일신문 자료사진

4일 치러진 9월 모의평가는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하는 마지막 모의시험이다. 6월 모의평가와 달리 대학을 다니거나 휴학한 뒤 다시 수능을 치르는 이른바 '반수생'(半修生)이 가세하는 만큼 수험생들이 자신의 위치를 가장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어느 시험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미 대입 전형 일정은 막이 올랐다. 지난달 16일 시작된 수시 1차 모집이 이달 11일까지 원서 접수를 마친다. 2013학년도 수능시험일(11월 8일)까지 남은 기간도 두 달여밖에 되지 않는다. 이제 수험생들은 대입 지원 전략을 확정하고 수능시험일까지의 학습 계획을 점검해야 할 때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9월 모의평가 이후 대입 전략을 살펴봤다.

◆대입 원서, 어떻게 쓸까

졸업생들이 대거 9월 모의평가에 응시한다지만 이 성적이 곧 수능시험에서 자신의 점수라고 믿는 것은 오산이다. 평가원이 출제하는 6, 9월 모의평가는 수능시험의 난이도를 조절하기 위한 기능이 있어 실제 수능시험과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다. 수능시험에서는 모의평가 때 어렵게 출제된 영역은 쉽게, 반대로 쉽게 출제된 영역은 어렵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9월 모의평가가 수험생들에게 주는 가장 중요한 의미는 이 성적을 바탕으로 수시'정시모집 지원 전략을 결정해야 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한다. 즉 수시'정시 중 어디에 비중을 더 둘지 정하고 지원 대학을 가늠하는 주요 잣대가 된다는 뜻이다.

수시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논'구술, 전공적성검사 등 대학별 고사를 실시하는 주요 대학들의 일반전형은 이번 모의평가 후 시작하는 곳이 많다. 모의평가 후 빠트리지 말아야 할 것은 지원 대학'학과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확인하는 일이다. 서울 주요 상위권 대학 일반전형 경우 우선선발과 일반선발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사)지식플러스 교육연구소 김기영 연구실장은 "조금 더 노력하면 실제 수능시험에서는 9월 모의평가 성적보다 더 잘 나오리라는 기대 심리를 가지고 학교를 선택할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다"며 "수시모집 우선선발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수험생들은 남은 기간 동안 수능 점수를 올려 우선선발 기준을 충족시키려고 노력하기보다 일반선발에 무게 중심을 두고 논술이나 면접 준비에 최선을 다하는 전략을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만족한다면 자신의 논술, 면접 실력을 고려해 학과를 선택하는 것이 다음 절차다. 2012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연세대 경우 인문계 중위권의 국어국문학과 우선선발 경쟁률은 5대 1이었다. 이 정도 경쟁률 안에서라면 논술이 합격을 결정하는 열쇠다. 당시 자연계 하위권에 속하는 의류환경학과는 우선선발 경쟁률이 1대 1이었다. 이 경우는 논술 실력과 상관없이 합격이 가능한 상황.

자신의 논술 실력과 모의평가 실력이 얼마만큼 비례하는지를 따져서 비례 관계의 연관성이 높으면 상위권 학과를, 연관성이 보통이면 중위권 학과를, 연관성이 낮으면 하위권 학과를 선택하는 지원 전략을 세워야만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9월 모의평가 성적과 학생부 성적을 비교해 지원 전략을 짜는 자세도 필요하다. 모의평가 성적이 학생부 성적보다 월등히 좋다면 수능시험 공부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수시 지원을 아예 포기하고 수능시험이 당락을 좌우하는 정시만 노리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하지만 그 반대 경우라면 정시로 원하는 대학에 가는 것보다 수시에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지원 대학을 정하고 그 대학의 대학별고사 기출문제를 풀면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수능시험 공부를 병행해야 한다.

송원학원 차상로 진학지도실장은 "2013학년도 대입에선 수시모집 규모가 크기 때문에 중상위권 수험생 경우 학생부 성적이 특별히 나쁜 것이 아니라면 수시모집에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학생부 성적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논술 준비가 잘 돼 있다면 수시모집 일반전형에 지원해 충분히 합격을 노려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9월 모의평가 이후 수능 학습계획, 어떻게 세울까

수능시험까지는 두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대입 정시모집 비중이 40% 아래로 떨어졌다지만 수능시험은 대입에서 여전히 가장 중요한 요소다. 정시모집에서 절대적 평가 기준인 데다 수시모집에서도 최저학력기준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논술 등 대학별고사, 학생부 기록 등에 아무리 자신이 있어도 이 기준에 미달하면 지원 자격조차 되지 않는다. 남은 기간 어떤 방식으로 수능시험을 대비하는 것이 좋을까.

모의평가 성적이 상위권인 학생이라면 실수를 줄이는 훈련이 최대 관건이다. 그동안의 모의평가를 훑어보고 어떤 부분에서 실수가 잦았는지 점검해야 한다. 문제 풀이 시간을 조절하는 연습도 실수를 줄이기에 좋은 방법. 난이도에 따라 시간을 안배하는 등 문항당 풀이 시간을 조절하는 데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EBS 교재를 기본으로 학습하면서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고난도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 언어영역 경우 대체로 정답률이 낮은 어휘와 어법 관련 문항, 과학이나 인문 제재를 정리해두는 게 좋다. 수리영역은 'EBS 파이널 모의고사' 등 실전 문제를 챙기면서 문제 풀이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국어영역에서 고득점을 노린다면 자주 출제되는 문법 사항을 반드시 확인하고 넘어가야 한다.

중위권 학생은 기출 문제 위주로 내용을 정리하면서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같은 단원의 문제를 자주 틀린다면 단순한 실수라기보다 그 단원의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본 개념은 다시 한 번 챙겨 쉬운 문제를 틀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언어영역에서 중위권 학생들이 자주 틀리는 부분은 여러 문학 작품들을 비교해 감상하는 유형, 비문학 제재 중에서 정보를 분석'종합해 추론하는 유형이었다는 점도 염두에 두는 게 좋다. 수리영역의 경우 고난도 문제를 공략하기보다 기본 개념을 명확히 정리해 안전한 점수대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국어영역은 기출 문제를 기계적으로 풀지 말고 지문의 흐름이나 주제를 점검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실전에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위권 학생이라면 포기하지 않는 정신 자세를 갖추는 게 핵심이다. 언어영역 점수가 나오지 않는 학생 가운데 시간 내에 문제를 다 풀지 못했다는 경우가 많다. 남은 기간 동안 1주일에 적어도 한 번은 실제 수능시험과 동일한 시간 안에 언어영역 50문항을 모두 풀어보는 훈련을 해둘 필요가 있다. 나머지 영역은 기출 문제 위주로 학습하는 것이 좋다.

대구시진학진로지원단 박재완 단장(혜화여고 교사)은 "백분위로 따질 때 하위 60% 선까지의 학생들 경우 서너 문제만 더 맞혀도 백분위가 크게 달라질 여지가 있기 때문에 미리 책을 덮어선 안 된다"며 "하위권 학생들은 한두 단원이라도 자신 있는 부분을 공부해 이것만은 꼭 정답을 적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구시진학지도협의회 박영식 회장(청구고 교사)은 "6, 9월 모의평가 결과를 함께 살펴보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을 찾아 보완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대구진협에서는 5일쯤 각 학교로 예상등급과 백분위, 지원 가능 대학 안내 자료를 보내 학생들이 입시 전략을 짜는 데 참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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