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알아 죽이려 했다"…나주 성폭행범 신고 우려 살해 계획

입력 2012-09-03 10:19:11

전남 나주에서 잠자던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고모(23) 씨는 범행 직후 피해자인 A(7'초교 1년) 양을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의 얼굴을 안다는 게 살해하려 했던 이유였다.

고 씨는 2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영장 실질심사에서 "범행 직후 아이를 살해하기 위해 한 차례 목을 졸랐다"며 "아이가 신고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당시 장기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A양은 목이 졸리면서 곧바로 실신했고 고 씨는 A양이 숨진 것으로 알고 현장에서 도망쳤다는 것. 범행 후 11시간 만에 발견된 A양 목에는 강하게 눌린 흔적과 함께 손톱자국도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목에 강하게 가해진 압력으로 눈의 핏줄도 터진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 팔을 물린 자국과 얼굴에 멍도 확인됐다.

경찰은 A양이 지난달 30일 오전 1시30분쯤 고 씨에게 납치돼 영산대교 인근 둑길에서 성폭행 당한 뒤 6∼7시간 후 깨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고 씨는 한 달 전 A양 집을 미리 찾아가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 씨는 A양의 언니(12)를 범행 대상으로 염두에 뒀지만 범행 당일 언니를 자매의 아버지로 오인해 A양을 이불째 들고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은 "범죄 사실이 충분히 소명됐고 사안의 중대성, 고 씨의 범행 후 행적 등을 종합해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신속히 발부했다. 경찰은 고 씨에게 성폭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 외에도 살인미수 혐의 등 7개 혐의를 적용해 영장을 발부받은 뒤 수감했다. 한편 A양은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정신적 충격으로 본격적인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전남대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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