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책!] 그레이트 빌더

입력 2012-09-01 08:00:00

건축물이나 도시는 전적인 미학, 혹은 전적인 과학만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 과학과 수학적 개념, 미적 개념 등 복합적인 개념이 만나는 지점에 건축물이 있다. 이 책은 15세기 이후 시대를 이끌어온 유명한 건축가들을 소개함으로써 건축의 개념에 한 발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의 저자는 '빌더'(builder)라는 광의의 언어를 사용하는데, 이는 협의의 언어로 규정하는 건축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빌더란 단순히 건축물을 만드는 사람을 넘어서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한 세기가 넘는 도시와 인간의 삶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1666년 9월 2일, 한 빵가게에서 시작된 런던 대화재는 나흘 동안 계속되면서 1만3천200채의 집과 87개 교구 교회, 그리고 세인트폴 대성당까지 모두 태웠다. 이때 크리스토퍼 랜은 신속하게 대응해 화재 엿새 만에 도시 재건 계획을 만들어 왕에게 제출했다. 그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런던의 벽돌 테라스 주택은 수도 런던의 모습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고, 그 건축물들은 3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비범하고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처럼 이 책은 15세기 이후 현대 건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빌더들을 다룬다. 르네상스 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며 이슬람에서 전해오던 선투시법을 중세 건축에 결합시킨 브루넬레스키, 건축 및 공학적 독창성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시라지, 독특하고 창의적인 스타일의 건축가이자 공예가인 안토니 가우디, 구조와 재료의 발명과 혁신을 이끈 노먼 포스터 등을 소개한다. 컬러판의 화보와 건축물에 관한 각종 자료는 건축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304쪽, 4만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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