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담글 때 '국산 천일염' 유산균 증식에 최고
지역마다, 기후에 따라, 또 철마다, 심지어는 집집마다 재료나 양념이 다른 것이 바로 김치다. 배추나 무 등 주재료는 같아도 부재료의 선택과 양, 혼합 방법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김치의 종류만큼 다양하게 만드는 법이 전해지고 있다.
또 반찬에 불과하던 김치를 메인 요리로 내세운 다양한 요식업 브랜드도 나오고 있다. 김치는 기능성 음식재료로도 주목받으며 김치 유산균 등을 활용한 다양한 기능성 식품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면서 김치는 최근 단순한 음식을 넘어 문화와 전통이 결합한 복합산업의 소재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정성' '기다림' '어머니의 정' 등을 상징하는 문화 콘텐츠로 활용되며 관광 관련 사업에도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김치를 식품산업의 틀 안에서만 바라보지 말고, 좀 더 영역을 확장해 복합산업의 틀에서 바라봐야 한다. 전통이 있는 김치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김치에 대한 재평가 흐름을 만드는 것은 물론 김치 관련 콘텐츠 개발에 가치를 두고 적극적으로 김치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는 지난 2001년 CODEX(식품의 국제교역 촉진과 소비자의 건강보호를 목적으로 제정되는 국제식품규격)에서 김치의 규격 명칭을 'Kimchi'로 정했다. 세계 각국의 절임류 음식과 차별화되는 김치의 특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김치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것은 물론 김치의 수출 증대 및 상품 가치 향상에 기여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의미이다.
당시 또 한 가지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이전까지 일본이 우리의 김치를 흉내 내 '기무치'라고 부르며 명칭과 어원이 혼란스러워졌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이었다. 일본은 기무치란 이름의 절임류 제품을 우리보다 세계시장에 먼저 내놓아 활성화시킨 바 있다.
'김치'와 '기무치'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이렇다. 김치는 발효 식품이다. 자연발효로 만들어지는 젖산균이 많이 들어있다. 하지만 기무치는 자연발효로 만드는 것이 아닌 겉절이 개념의 음식이다. 기능 면에서도 김치는 자연발효 과정에서 부재료도 발효되며 다양한 기능성 성분이 만들어지지만, 기무치는 젖산의 발효 과정이 없어 그만큼 기능성 성분 함량이 적다.
맛도 차이가 난다. 김치는 젖산의 신맛에 고춧가루, 마늘 등 양념의 맛이 섞여 조화로운 매운맛을 낸다. 하지만 기무치는 절임 배추에 화학첨가물을 넣어 감칠맛을 내는 등 맛이 단조로운 편이다.
이렇듯 김치는 영양학적 가치로 보나 맛으로 보나 우선 질 좋은 재료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유산균이나 기능성 생리활성물질 등은 자연발효 과정 이전에 원재료의 품질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김치가 유명한 이유도 가장 신선한 재료를 산지에서 구해 넣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치의 장점으로 지역별로 신선함과 맛, 영양을 갖추는 '로컬 푸드'의 요소를 갖췄다는 점이 추가된다.
김치의 맛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첨가물은 소금이다. 천일염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은 세계 소금 생산량의 0.1%에 불과한 갯벌 천일염이다. 바닷물을 염전에 가둔 다음 태양과 바람 등을 이용해 자연적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결정화시킨 소금이다. 천일염으로 김치를 담그면 아삭거리는 조직감이 살아나고, 유산균의 증식도 더욱 활발해진다. 정제염으로 배추를 절이거나 김치를 담그면 김치 저장 과정 중 조직이 물렁물렁해지고, 영양과 맛 등 품질도 떨어지게 된다.
왜 그럴까? 천일염에는 다양한 미네랄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천일염이라고 다 같은 천일염은 아니다. 중국산 천일염에는 미네랄 성분이 거의 들어 있지 않아 김치를 담글 때 쓰면 쓴맛이 난다. 유명한 종갓집 김치의 맛도 우리나라 갯벌 천일염을 사용한 데 있다. 3년 이상 갯벌 천일염을 묵혀 두었다가 간수가 완전히 빠진 것을 김치 담글 때 쓴다고 한다.
신아가 참(眞)자연음식연구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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