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허리통증
40, 50대 중년들에게는 여름은 결코 즐겁지 않다. 중년을 괴롭히는 허리 통증이 따라오기 때문. 일반적으로는 추운 겨울에 허리 통증이 심해질 것 같지만 무더운 여름도 겨울 못지않게 허리를 괴롭히는 시기다. 흔히 허리가 안 좋은 사람에게 침대보다는 딱딱한 바닥에서 자는 것이 더 좋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 중 하나다.
◆여름에 극심한 허리통증
유난히 더위를 많이 타는 직장인 서종훈(44'가명) 씨는 어느 날 잠을 자다가 허리 통증 때문에 꼼짝도 못하는 경험을 했다. 열대야 때문에 에어컨을 켠 채 거실에 깔아놓은 시원한 대나무자리에 누워있다가 스르륵 잠이 든 것. 문제는 이후에 벌어졌다. 새벽 무렵 문득 잠이 깬 서 씨는 갑자기 허리를 옴짝달싹 못할 정도의 통증이 와서 한동안 고생을 했다.
이처럼 여름철 더위를 피하기 위해 평소와 달리 차고 딱딱한 바닥에서 잠을 잔 뒤 갑작스런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경우 척추디스크처럼 심각한 상황은 아니고 척추 주위의 근육과 인대에서 발생한 통증(요추염좌)이다.
척추는 윗쪽부터 경추(7개), 흉추(12개), 요추(5개), 천추(5개)로 이뤄져 있고, 옆에서 봤을 때 S자의 완만한 곡선을 그리면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이 중 허리뼈(요추)는 옆에서 봤을 때 앞으로 볼록한 곡선을 그리고 있다.
문제는 딱딱한 바닥에서 잠을 자는 경우, 이 곡선이 유지되지 못하면서 요추 주위에 많은 무리를 주게 된다. 잠시 동안이라면 별 문제 없이 회복되지만, 이 상태로 몇 시간 동안 누워서 자고 일어나는 경우는 허리 주위 근육이 받은 긴장이 풀어지지 않은 상태로 오히려 더 굳어버리기도 한다. 심한 경우 점차 악화돼 장기 치료가 필요할 때도 있다.
◆여름철 딱딱하고 차가운 바닥에 눕지 말자
물론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풀어진다. 또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면 차츰 완화되기도 한다. 그러나 통증이 심한 경우는 한동안 아예 움직일 수 없게 된다. 이럴 때 집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조치로는 무릎 밑에 베개를 받쳐 고관절과 무릎관절을 약간 굽힌 자세를 취한 뒤 따뜻한 수건 등으로 허리 주위에 찜질을 해 주는 것이 좋다.
딱딱한 곳에서 장시간 누워있는 자세를 피하는 것이 좋고, 약간이라도 쿠션을 줄 수 있는 것을 바닥에 깔아준다. 허리가 좋지 않은 사람은 딱딱한 바닥에서 자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허리에 더 무리를 줄 수 있다.
우리 몸에 통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이 되는 구조물인 근육과 인대는 온도에 무척 민감하다. 차가운 환경에 오래 노출되면 근육과 인대를 구성하는 가느다란 섬유들이 수축과 긴장을 반복하고, 이로 인해 통증이 심해진다.
◆장마철에는 습도를 낮추자
척추의 각 부분 부분은 '후관절'이라고 하는 일종의 뼈마디들로 이뤄져 있다. 날이 흐려지면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이 심해지듯이 허리 통증도 영향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장마철에는 기압이 떨어져 맑은 날 평형을 이루고 있던 관절 내부의 압력이 깨지면서 염증 부위가 부어오르고 통증이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장마철에 악화되는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습도가 높으면 체내 수분이 증발하지 못하고 남게 되면서 관절에 부종과 통증을 심하게 한다. 습도를 50% 이내로 낮춰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름철 허리 건강 지키기
① 덥다고 해서 너무 차가운 환경만 고집하지 않는다. 미지근한 물에 샤워하고, 자연 바람을 최대한 맞는다.
② 너무 딱딱한 바닥에서 장시간 누워 있는 것을 피한다.
③ 물을 많이 마신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주성분인 수분을 공급해 줘야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④ 더워도 운동을 게을리 하지 말자.
⑤ 장시간 운전하는 경우는 가급적 자주 쉬면서 허리를 펴주고, 자세를 바꾸도록 한다.
도움말=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이두룡 건강증진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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