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행보에 안철수도 채비 '커지는 대선판'

입력 2012-08-24 11:01:44

朴, 비박4인과 '협조' 회동…安, 원로들 출마요구 받아

"대통령 선거 '빅 2'가 본격적인 출마 채비를 마쳤다. 그동안 안갯속이던 이번 대선판이 집중도를 더하면서 점점 커지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광폭(廣幅) 행보'가 연일 이어지고, 장외에 머물던 잠재적 대선 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링 위에 오를 준비를 본격화하자 정치권이 내놓은 반응이다.

박 후보는 연일 보폭을 넓히고 있다. 보수'중도'진보 등 모든 진영을 껴안는 행보는 물론 자신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젊은 층과의 교감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국민 대통합'이란 기치를 실천에 옮기는 모양새다.

박 후보는 23일 전국대학총학생회 모임이 주최한 '반값등록금 실현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전국 39개 대학 총학생회장들과 교감을 나눈 데 이어 24일에는 당내 경선에서 경합했던 비박 주자 4인과 만났다. 이날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오찬 회동을 한 박 후보는 김문수'김태호'안상수'임태희 등 대선 경선 주자들에게 '정권 재창출과 국민 대통합을 위해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 친박계 한 의원은 "경선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힘을 본선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하는 데 써줬으면 한다고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날 비박 4인 주자와의 만남이 '원조 비박'인 정몽준'이재오 의원과의 회동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새누리당 한 당직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고, 이희호 여사와 김영삼 전 대통령 등까지 만남의 폭을 넓혔는데 비박(非朴)을 끌어안는 것은 당연하다"며 "정'이 의원도 대선 승리를 위해 충분히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의 유력 경쟁상대인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등판 시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출마 선언이 임박했으며 시기는 내달 하순'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안 교수는 23일 강원도 춘천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우리기름방앗간'을 찾아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눴다. 앞서 21일엔 서울 은평구에서 교육 프로젝트 종사자들과 만났다. 범야권 원로들의 대선 출마 요구에 '반응'한 것도 주목된다. 안 교수는 그동안 팬클럽 성향 단체들의 잇단 지지 선언에 대해 입을 연 적이 없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함세웅 신부 등 야권 원로들로 구성된 '희망 2013 승리 2012 원탁회의'는 23일 국회에서 모임을 열고, 야권의 대선 승리를 위한 안 교수의 역할과 책임을 촉구했다. 백 교수는 "안 교수가 인제 와서 '자신 없으니 물러서겠다'고 하는 것은 민주당 후보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며 "단일후보로 안 교수가 되든 민주당 후보가 되든 일단 나와서 판을 키우는 것과 돕는 것이 맞다"고 촉구했다.

이에 안 교수는 최근 백 교수와 회동한 사실을 전하면서 "사회 원로들의 말씀도 경청하겠다"고 유민영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정치권에선 야권 원로들의 출마 요구가 안 교수의 결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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