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전국체전 '숙소大戰' 될라

입력 2012-08-24 09:52:15

선수·임원 2만8천여명 방문…전체 객실 2만여 개 불과

올 10월 대구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을 앞두고 각 시'도의 '숙소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대구시가 선수와 임원용 숙소 확보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숙박업소 측이 수익 감소를 우려, 객실 내놓기를 꺼리면서 대회 기간 참가 선수단의 숙소 구하기가 여의치 않다.

제93회 전국체육대회는 10월 11일부터 17일까지 대구 62개, 경북 6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시는 이 기간에 선수와 임원 등 2만8천여 명이 대구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대구지역 모텔은 1천45개, 전체 객실은 2만2천300실에 불과하다. 시는 모텔 614곳과 계약을 맺어 선수용 숙소로 객실 1만2천572실을 확보한 상태다.

또 해외동포 선수 1천여 명을 위해 대구은행 연수원과 팔공산 갓바위 유스호스텔 등 4곳을 대회기간 사용하기로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68개 경기장 중 대구시내에 62개가 있어 대다수 선수가 대구에서 숙박을 해결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숙소가 많이 부족하다"며 "객실 내놓기를 꺼리는 업소들 때문에 객실 한 실당 1박에 1만원씩 인센티브를 주면서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텔 업주들은 단체 숙박객들이 장기 체류하면 낮시간 '대실' 손님을 받을 수 없어 수익이 줄어든다며 객실 제공을 꺼리고 있다.

대구 북구의 한 모텔 업주는 "시와 구청이 전국체전 선수용으로 객실을 제공해 달라고 해서 전체 객실 중 절반만 선수용으로 내놨다. 객실 하나 당 하루 대실 손님을 두 번 이상 받을 수 있는데 전체 객실을 장기 투숙객들이 차지하면 대실 영업을 못해 손해가 크다"고 말했다.

기자가 22일 대구의 모텔 20곳에 전화를 걸어 숙소 예약을 문의한 결과 10월 초 전국체전이 열리는 기간에 2일 이상 숙박이 가능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객실이 30개 이상인 모텔인데도 "전 객실에 예약이 다 차서 단체 손님을 받을 수 없다"고 예약을 거부했고, 다른 모텔들은 "두 달 전에는 숙소 예약이 안 된다"고 둘러대거나 "방이 몇 개 있어도 2일 연속 숙박은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대회 기간 숙박비 바가지 요금도 문제다. 대구시청 전자민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카누 지도교사 조모 씨는 "전국체전 기간 중 방을 구하려고 여기저기 다녀봤는데 모텔 숙박비가 2인 1실에 8만~10만원이고 1인 추가에 1만원을 더 달라고 했다"고 적었다. 이어 "경기 기간이 보통 3일이고 준비 차원에서 3~4일 전에 내려가는데 선수를 포함해 9명이 움직이는데 숙박비로만 200여만원 정도가 든다. 대구시가 숙박비 바가지를 못 씌우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는 다음 달부터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대회 기간 바가지 요금 근절을 위한 지도에 나설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가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기억될 수 있도록 숙박업소 관계자들이 대회 기간 적정 요금을 받도록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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