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푸른 눈의 사무라이' 격투기 앤디 훅

입력 2012-08-24 07:23:49

몇 년 전만 해도 세계 최대의 격투기 시장은 일본이었다. 'K-1'과 '프라이드'(Pride)를 양대 산맥으로 내세운 일본은 격투기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였다. 일본이 세계 최대의 격투기 시장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사무라이, 즉 무사를 예우하는 일본인들의 정서와 무관하지 않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격투기 선수들은 웬만한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정작 격투판을 만들었지만 외국 선수들의 잔치였다. 가라데나 유도보다는 킥복싱, 무에타이, 브라질 주짓수, 레슬링을 베이스로 하는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낸 것이다.

그러던 중 가라데 챔피언 출신의 격투기 선수가 K-1무대에 홀연히 등장한다. 1964년 9월 7일 스위스에서 태어난 앤디 훅(Andy Hug)이었다. 그는 헤비급으로서는 신장 180㎝, 체중 98㎏밖에 안 되는 왜소한 체격이지만 훅 토네이도(하단 뒤돌려차기), 엑스 킥(내려찍기) 등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화려한 발 기술을 뽐내며 상대를 쓰러뜨렸고, 가라데 출신 선수로는 처음으로 1996년 K-1 월드그랑프리 챔피언까지 차지했다. '푸른 눈의 사무라이'라는 애칭을 받으며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던 그는 2000년 오늘 백혈병으로 요절했다. 그의 급서에 많은 일본인들은 슬퍼했고 조국 스위스에서는 장례식이 국장으로 치러졌다.

김해용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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