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상도동 자택 방문, 오후엔 이희호 여사 예방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22일 오전 10시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김영삼 전 대통령 자택을 찾았다. 이어 오후에는 마포구 동교동을 방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한다. 한국 정치의 본산이라 일컫는 상도동과 동교동을 한날 찾는 것이다. 특히 이들 두 전직 대통령들은 박 후보에 대해 그간 부정적인 평가를 해왔다는 점에서 여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박 후보가 대선 승리를 위해 반대진영 껴안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은 4'11 총선 공천에서 차남인 김현철 씨가 낙천하면서 박 후보와의 사이가 끝간 데 없이 벌어졌다. 급기야 최근엔 '칠푼이'라는 민망한 용어를 쓰며 박 후보를 공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박 후보의 이날 김 전 대통령 사저 방문은 시사점이 많다는 게 중론이다.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이자 박 후보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적(政敵)이기도 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한 것도 박 후보가 기치로 내건 '국민대통합'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새누리당 한 당직자는 "박 후보가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된 이후 연일 진보진영을 직접 찾는 것은 중'장년 이상 보수층으로 구성된 자신의 지지층을 중도적 성향의 2040세대까지 넓히기 위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20일 대선 후보 수락연설문을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선 국민의 힘과 지혜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 이념과 계층, 지역과 세대,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모두가 함께 가는 국민 대통합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박 후보의 이 같은 중도'진보 진영을 향한 '포용 행보'가 당 내부에서도 이뤄질 지 관심사다. 경선에서 박 후보와 대립했던 정몽준'이재오 의원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우선 거론된다. 당 관계자들은 "대선 캠프 구성을 앞두고 정몽준'이재오 의원과의 만남이 자연스레 이뤄질 것"이라면서 "대선 승리를 위해 좋은 얘기들이 오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친박계인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군위의성청송)은 22일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향후 대선 캠프에는 그동안 소외됐던 인사들을 대거 끌어 안아야 한다. 당연히 그래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며 "그래야만 박 후보가 밝혀왔던 소신인 '100% 국민 대통합'에 대해 국민들이 신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혜훈 최고위원도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박 후보가 대선에서 이기려면 중도'보수 모두를 붙잡아야 하므로 정책은 중도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또 김무성 전 의원, 정몽준'이재오 의원의 영입론에 대해서는 "끌어올 수 있는 모든 분들을 다 모셔야 한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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