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후보의 인생스토리
'청와대에서 등교하는 공주님, 비운의 맏딸, 약관의 퍼스트 레이디, 은둔자, 부친 후광을 등에 업은 정치신인, 군소정당 지도자, 선거의 여인, 대선 경선 탈락 후보, 여당 내 비주류 수장, 비상대책위원장(구원투수), 헌정 사상 최초의 집권당 여성 대통령 후보.'
12월 19일 제18대 대통령선거에 새누리당 후보로 나서는 박근혜 후보가 걸어온 길이다. 박 후보의 인생은 보통사람들의 삶과 매우 달랐다.
박 후보는 1952년 2월 군인인 아버지 박정희와 어머니 육영수 사이의 2녀 1남 중 장녀로 대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1963년 제5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청와대에서 '영애'(令愛) 생활을 시작했다. 중'고'대학시절 모두 청와대에서 등하교했다. 남부러울 것 없던 박 후보는 1974년 어머니 육영수 여사, 79년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의 연이은 죽음을 경험하며 인간적으로 혹독한 시련기를 보냈다. 이 과정에서 박 후보는 20대 초반의 나이에 어머니를 대신해 5년 동안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소화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육영재단과 영남대재단 이사장직을 맡기는 했지만 자신이 청와대에 몸담았던 기간(18년)만큼 서울 성북동 자택에서 칩거 생활을 했다. 박 후보는 이 기간 동안 독서와 사색을 통해 정치인으로 소양을 익혔다고 밝힌 바 있다.
몸과 마음을 추스른 박 후보는 1998년 조국 근대화에 기여한 아버지의 후광을 입은 '2세 정치인'으로 국회의원이 됐다. 그런데 '정치인 박근혜'의 행보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재선의원 시절인 2000년 한나라당 당권 도전에 나서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이 내놓은 당 쇄신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듬해 탈당한 뒤 군소정당(미래연합)을 창당해 이끌면서 정치인으로서 시련기를 보냈다.
이후 복당한 박 후보는 민심의 향배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모두 경험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 속에 치러진 제17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천막당사'로 배수진을 쳐 121석을 건지며 당을 위기에서 구했다. 이후 각종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40연승을 기록하며 '선거의 여인'으로 등극했다.
그러나 여론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차기 대권 주자로 떠올랐던 박 후보는 2007년 제17대 대통령선거 당내 경선에서 여론조사 결과에서 밀려 이명박 대통령에 후보 자리를 내주며 분루를 삼키기도 했다.
이후 박 후보는 집권당 내 비주류 수장으로 활동하며 MB정권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기도 했지만 4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며 유력 대선 주자 자리를 지켜왔다. 특히 박 후보는 패색이 짙던 4'11 총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152석을 차지하는 대역전승을 거두며 사실상 대선 후보 자리를 예약했다.
유광준기자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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