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 축구협회냐" 여야 '저자세 굴욕 문건' 질타

입력 2012-08-18 09:00:59

대한축구협회장 책임론 제기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이 17일 오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현안 보고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이 17일 오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현안 보고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가 박종우 선수의 '독도 세레모니'와 관련해, 일본축구협회에 보낸 이메일 해명 원본이 밝혀지면서 '저자세 굴욕 문건'이라는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여야는 1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한목소리로 대한축구협회가 일본축구협회에 '유감'(regret)의 뜻이 포함된 해명성 이메일을 보낸 것은 명백히 잘못됐다고 비판하며 대한축구협회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새누리당 김을동 의원은 이날 "축구인들의 '저자세 외교로 창피해서 고개를 들 수 없다'고 한다"고 전한 뒤 "박 선수의 행위가 단순 우발적 행동이라고 정정당당하게 소명하면 된다. 또 이를 일본 축구협회에 말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같은 당 남경필 의원은 "공문을 보면 박 선수의 행위에 대해 '비스포츠적인 축하 행동'(Unsporting celebrating activities)이라고 돼 있다"며 "작성은 누가 주도한 것이고,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라고 따졌다.

민주통합당 최민희 의원은 '독도 세레모니'라는 표현 자체가 '격식을 갖추는 행사'를 뜻하는 만큼 사용해선 안 되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또 박 선수가 동메달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요구를 대한축구협회가 수용한 것과 관련해서도 "항의도 하지 않은 채 더 큰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미리) 대처한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은 "지금은 일단 박종우 선수 문제가 해결되도록 노력하는 데 주력하겠다"면서 "저자세를 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 축구협회가 IOC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도록 선제적인 조치를 취한 것이었다"고 시종일관 땀을 닦으며 곤혹스러워했다. 조 회장은 또 "서신으로 물의를 일으키게 된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어떤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이면 책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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