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환 지음/ 메디치 펴냄
광복 이후 67년을 끊임없이 앞으로 내달리기만 했던 우리의 '대한민국'은 겉으로는 눈부신 성장을 이뤄낸 경제대국의 면모를 갖추고 있지만, 그 속에는 갖가지 사회 병폐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급속한 외형적인 성장에만 매달리다보니 사회 통합과 갈등을 치유는 일단 뒷전이었던 것이다. 더구나 이젠 그 '경제 성장 엔진'도 힘을 다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 사회를 빈부 격차로 인한 사회 양극화와 일자리 부족,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공정 관계, 천문학적인 가계 부채, 여기에 정권의 부패와 무능, 그리고 20세기의 마지막 악령인 '냉전의 유산'까지 한국의 앞날엔 갈수록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인한 수출 둔화, 미'중'러'일의 틈바구니에서 여전히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군사 외교 관계. 국내 문제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수많은 난제에 대한 해법이자 한국의 다음 국가 모델로 '독일'을 제시한다. 독일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 조사 결과, G8 국가 중 대한민국 국민들이 가장 배우고 싶어 하는 나라로 손꼽혔다. 실제로 유럽 각국이 재정위기로 휘청거리는 가운데서도 유독 독일만이 양호한 경제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유로존의 위기 속에서도 독일 경제는 1조4천756억달러라는 사상 최대치의 수출액을 기록했고,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경상수지 흑자를 냈다. 이뿐만 아니라 청년실업률이 8.9%로 선진국에서 가장 낮다.
저자는 "자유 경쟁사회지만 공동체의 가치를 지키고 창의적이며 전통을 존중하는 나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지만 약자를 포용할 줄 알고 배려하는 나라, 다수가 풍요롭고 행복한 나라. 우리가 일본, 미국을 넘어 독일을 배워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독일의 강점으로 여러가지를 꼽는다. 정파와 이념을 떠나 국민에 대한 책임과 국익을 우선하는 일류 정치는 물론 입시지옥'대학등록금'사교육 없는 3무(無)를 넘어 학교 폭력까지 없는 4무(無)의 공평한 교육도 이야기한다. 단단한 중소기업과 평등한 노사 관계에서 나오는 투명한 경영과 산업의 경쟁력, 반(反) 인플레와 물가 안정, 서민을 최우선하는 민생 정책 등 경제분야도 주목할 만하다. 탄탄한 사회안전망의 기초에서 진행되는 개혁과 패자부활전이 가능한 복지 시스템 등 사회분야도 그렇다. 또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통한 호혜 외교와 중장기적인 관점의 국제 관계, 한탕주의를 꿈꾸지 않는 성실한 국민성과 직업을 천직으로 여기는 소명의식과 창조성, 그리고 통일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문화의 신르네상스를 꽃피우고 있는 철저한 시스템 등을 꼽는다.
저자는 "한국과 독일은 여러 면에서 닮은 점이 많다"고 말한다. 2차 세계대전이후 분단이라는 아픔을 겪고, '라인강의 기적'과 '한강의 기적'이라는 경제 성장을 이뤄냈으며, 단일 민족으로 집단 문화적 성격이 강하다는 것도 공톰점이다. 그러나 한국은 급격한 경제 성장 뒤에 온 후유증을 앓고 있는 반면, 독일은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도 꾸준히 양적·질적 성장을 거듭해 유럽의 중심 국가로 우뚝 섰다. 그런 점에서 독일에 대한 연구와 분석이 대한민국에 많은 시사점과 혜안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320쪽. 1만8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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