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시대/ 김대욱 지음/ 채륜 펴냄
'전쟁'은 사실 우리에게 싸울 수밖에 없었고 싸워야만 했던 과거의 기록물에 불과하다. 하지만 피로 얼룩진 전쟁사를 따라가다 보면 전쟁이야말로 기존의 문제를 악화시키고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내는 최악의 선택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 책은 관산성 혈투와 안시성 싸움, 매소천 결전 등 전쟁사를 토대로 한반도 고대사 700년을 되돌아본다.
책에 수록된 한국 고대사 전쟁 연표를 보면 고대에는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크고 작은 전쟁이 수없이 벌어졌다. 이것은 고대 한반도가 여러 국가로 분립해 있었다는 이유가 가장 크게 작용한다. 당시 여러 국가의 목적은 단 하나, 부강한 나라가 되어 세력을 넓히는 데 있었다. 이런 상황은 고대사에 있어 전쟁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지은이는 한국 고대사를 '철혈의 시대'라고 정의한다. '철혈'이라는 단어는 비스마르크가 독일의 통일 문제를 언급하며 '언론이나 다수결에 의해 해결될 수 없고 오직 철과 피에 의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고 한 말에서 비롯됐다. 철과 피는 전쟁터에서 쓰는 무기와 병사들의 피, 즉 무력 통일을 지칭한 것이다. 지은이가 그의 발언을 고대사로 끌고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책은 지루한 설명만을 장황하게 늘어놓지 않았다. 각 장에 다양한 이미지가 수록되어 있어 이해를 돕는다. 특히 당시의 병사와 무기의 모습이 담긴 삽화는 읽는 이가 전쟁터 모습을 상상하게 되는 새로운 재미까지 더해준다. 지은이는 역사에 대한 남다른 관심으로 대학 졸업 후 사회학적인 관점을 통한 '한국사 들여다보기'에 초점을 두고 본격적인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한국 고대사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격동의 시대였던 고대사를 전쟁을 통한 새로운 전개방식으로 풀어가는 연구에 집중해 왔다. 437쪽, 2만8천원.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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