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선 경선 전당대회(20일)를 나흘 앞둔 가운데 박근혜 경선 후보가 '근본적인 정치 개혁'이라는 칼을 빼 들었다. 16일 인천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도 전날 고(故) 육영수 여사 추도식에서 밝힌 정치 개혁을 재차 강조했다.
박 후보는 광복절인 15일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육 여사 38주기 추도식에 참석, "정치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고 제도적으로 신뢰받을 수 있도록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치권의 잘못에 대해선 일벌백계하고 공정한 사회, 투명한 사회 건립을 위해 각종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후보가 "엘리자베스 1세 여왕(1533~1603)을 닮고자 한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정치권은 '배려' '관용' '합리성'이라는 엘리자베스 1세의 '브랜드'와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이미지를 함께 추구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5년 전인 2007년 소신, 원칙, 강인함의 리더십을 갖춘 대처 총리를 롤모델로 삼은 것과 다소 변화가 있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14일 당 경선 후보 5명이 출연한 MBC '100분 토론'에서 롤모델 정치인을 밝혀달라는 질문에 엘리자베스 1세를 꼽고 "자신은 불행을 겪었지만 배려할 줄 알고 관용의 정신과 합리적인 방법으로 영국을 파산 직전에서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엘리자베스 1세의 어머니는 반역죄로 참수됐고, 그 역시 언니인 메리 1세의 가톨릭 복귀 정책에 불만을 가졌다가 21세 때 런던탑에 유폐되는 등 많은 고초를 겪었다. 부모를 총탄에 잃은 불행한 과거사나 형제간의 갈등이 박 후보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특히 엘리자베스 1세가 "저는 잉글랜드와 결혼했습니다"라며 평생 독신을 고집한 사실도 미혼인 박 후보와 겹친다.
박 후보는 여기에 더해 어머니인 육 여사의 '온화함'까지 자신과 오버랩시키고 있다. 박 후보 캠프는 인터넷 홈페이지 첫 화면을 육 여사 사진으로 채우기도 했다. 육 여사에 대한 향수가 큰 세대에게 자신과 육 여사 이미지를 겹쳐 '온화한 리더십' '국민의 어머니' 등의 이미지를 확대하고 싶어하는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이날 박 후보는 "아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고,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둘 다 일구면서 꿈을 이뤄갈 수 있는 나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도 꿈을 이룰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게 어머니의 꿈이었다"며 "이제 그 꿈이 제 꿈이 됐다"고 밝혀 이런 해석에 무게를 실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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