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도 '프로야구 시대'…야구장 개장 첫경기 열리던 날

입력 2012-08-15 11:11:17

열성팬들 새벽부터 경기장 앞 행렬

포항 프로야구 시대가 막을 올렸다. 14일 오후 준공식을 가진 포항야구장에 관람석을 가득 메운 1만여 명의 포항시민들이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와 한화이글스의 첫 경기를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포항 프로야구 시대가 막을 올렸다. 14일 오후 준공식을 가진 포항야구장에 관람석을 가득 메운 1만여 명의 포항시민들이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와 한화이글스의 첫 경기를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반갑다 야구야!"

포항야구장 개장 이후 첫 경기가 14일 대성황을 이뤘다.

그동안 축구의 도시로만 알려졌던 포항이지만 이날 현장 발매 9시간 전부터 표를 구하기 위한 관객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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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야구장의 개장기념 경기는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3연전.

이날 야구팬들의 기다림을 반영하 듯 1만747석의 70%를 판매하는 첫 경기 인터넷 예매가 시작 5분 만에 모두 동이 났다. 나머지 30%를 판매하는 현장발매 역시 미처 인터넷에서 표를 구하지 못한 극성 팬들의 안달로 이른 새벽부터 긴 행렬을 이뤘다.

현장발매를 기다리는 맨 앞줄에 있던 이기현(17'포항시 북구 장성동) 군은 "전날 친구들과 밤을 새우고 오전 6시부터 나와 기다리고 있다"면서 "인터넷 예매방법을 몰라 조금 헤매다 보니 금세 표가 동이 나더라. 평소 야구를 좋아하기도 하고 포항야구장 첫 개장 경기라 더 의미가 있는 것 같아 꼭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장발매를 기다리는 사람 중에는 중년 가장들의 노력이 돋보였다. 대부분 40대로 보이는 가장들이 보슬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우비를 덮어쓴 상태로 식구들의 표를 구하기 위해 아침부터 나와 줄 서기를 자청한 모습이었다.

유중현(43'포항시 북구 죽도동) 씨는 "아들이 이번 경기를 꼭 보고 싶다고 해서 휴가를 내 오전 9시부터 나와 현장발매를 기다리는 중"이라며 "주위 친구들도 나 같은 사람들이 많아 아예 모임을 이뤄 함께 기다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표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다 보니 암표상들도 눈에 띄었다. 8천원(비지정석), 1만2천원(지성석), 2만원(테이블석)이던 표는 경기 시작 이틀 전부터 인터넷에서 2만~3만원을 호가하다가 당일에는 최고 5만원을 넘기도 했다.

이날 포항야구장 외벽에는 지난 2월 시민 1천여 명이 함께 만든 대형 손도장 태극기(가로 21m'세로14m)가 게양돼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관람객들은 이날 입장 시 받은 태극기를 들고 이인술 생존 애국지사의 선창으로 만세삼창을 외치면서 하루 앞서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날 경기에 앞서 박승호 포항시장을 비롯해 이병석 국회 부의장, 이칠구 포항시의회 의장,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야구장 정문 앞에 설치된 'Dream Wave' 분수대에서 야구장 개장을 축하하는 제막식을 가졌다. 제막식 후에는 '제1회 KBO 총재배 전국중학야구대회' 개막식과 포항야구장 준공식이 이어졌다.

이날 시구는 김 도지사와 박 시장, 이 국회 부의장, 이 시의회 의장이 동시에 했다. 특히 박 시장은 53만 명 포항시민을 대표한다는 뜻을 담은 53번 등번호를 달고 나왔다.

박 시장은 "야구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포항과 경북 동해안 지역 야구팬들에게 프로야구를 관람할 기회를 제공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포항야구장 개장의 역사적 현장을 직접 지켜보며 벅찬 기분이 들었다. 포항뿐 아니라 경주, 영덕 등 경북 동해안을 아우르는 경기장이 되길 바라고 포항이 스포츠 메카로 한걸음 더 발돋음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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