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인∼ 골인∼" 온 대구가 들썩…새벽 시민 8천여명 몰려 함성

입력 2012-08-11 10:00:33

두류야구장 축구 한일전 응원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한국-일본의 동메달 결정전이 열린 11일 새벽 대구 두류공원 야구장에서 응원 나온 많은 시민들이 구자철 선수의 추가골이 터지자 환호성을 터뜨리며 기뻐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한국-일본의 동메달 결정전이 열린 11일 새벽 대구 두류공원 야구장에서 응원 나온 많은 시민들이 구자철 선수의 추가골이 터지자 환호성을 터뜨리며 기뻐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와아!"

11일 오전 5시 45분쯤 올림픽 한'일전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대구 두류야구장을 가득 메우고 있던 8천여 명의 사람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환호했다. 응원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하고 어깨동무를 하며 "대한민국"을 외쳐댔다. 시민들은 승리를 기념하는 사진을 위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11일 새벽 영국 웨일스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번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은 숙적 일본을 꺾고 올림픽 사상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두류야구장은 오전 3시 45분이라는 이른 시간에 경기가 열렸음에도 응원에 나선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렸다. 시민들은 붉은 악마 머리띠를 하고 태극기를 휘두르거나 붉은색 옷을 입은 채 경기가 시작하기만을 기다렸다. 돗자리와 텐트, 간이식 침대에 앉아 통닭과 간식거리를 먹으며 응원전을 준비하는 모습도 보였다.

텐트를 치고 경기를 보던 방규창(36'대구 달서구 파호동) 씨는 "체력을 비축해 새벽까지 열띤 응원전을 펼치기 위해 텐트를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초조한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경기 내내 대표팀의 움직임에 따라 몸을 들썩였다.

대표팀이 일본 골문을 두드릴 때는 "골, 골, 골"을 외치며 대표팀의 한 골을 기원했다. 그러다 전반 37분 박주영이 일본 수비수 네 명 사이를 홀로 돌파한 뒤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내자 야구장은 함성으로 가득 찼다. 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일어나 서로 부둥켜안았다. 박주영의 슈팅으로 달아오른 열기는 후반전까지도 이어져 후반 12분 구자철의 쐐기골이 터졌을 땐 승리를 예감한 시민들의 함성이 야구장을 뒤흔들었다.

일본이 한국 골문을 노릴 때면 "아이구"하며 안타까움의 탄성을 내질렀고, 윤석영, 오재석 등 우리 수비팀이 일본 공격수의 공을 걷어내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정성룡이 골문을 지켜낼 때도 "잘한다"라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선수 교체가 이뤄질 때면 시민들은 수고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학원 선생님과 함께 나왔다는 정지민(16'여'대구 서구 중리동) 양은 "다른 경기는 몰라도 한일전은 꼭 봐야겠다는 생각에 가방과 옷을 모두 빨간색으로 맞추고 나왔다"며 "피곤함도 잊을 만큼 멋진 경기였다"고 말했다.

이날 시민들이 뽑은 명장면은 박주영의 환상적인 슈팅과 철벽 수비였다.

대학생 오예은(20'여'대구 중구 도원동) 씨는 "박주영 선수가 골을 넣을 때 가슴이 벅차올랐다"며 "우리 선수들 모두 잘 뛰어줘서 고맙고 대견하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회사원 최재원(35'대구 남구 대명동) 씨는 "공수가 완벽했고 협력수비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이제 출근길에 나서야 하지만 피곤함을 잊을 만큼 완벽한 승리였다"고 환호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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