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이책!] 불온한 생태학

입력 2012-08-11 07:02:47

불온한 생태학/이브 코셰 지음/배영란 옮김/사계절 펴냄

'전 세계 70억 인구의 절반은 물 기근 현상을 겪고 있다. 20억 인구는 식수 접근이 불가능하고 3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말라리아의 위협을 받고 있다.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자연 공간 가운데 3분의 2가 파괴되거나 훼손됐다. 포유류 가운데 4분의 1이 사라졌으며 조류는 1천 종 이상 멸종했다. 기존의 삼림은 30년 만에 전체 면적의 3분의 1이 사라졌고, 습지대는 오염으로 썩고 있다. 온실가스가 축적되며 태풍, 홍수, 가뭄 등 엄청난 기후 변화를 야기했고, 전 세계 국가들 가운데 절반가량은 정치 및 사회 조직이 와해됐다. 지금처럼 화석 연료에 의존하고, 환경 파괴가 지속될 경우 예상되는 10년 후 세계의 모습이다. 인간의 무분별한 자원 이용과 파괴에 대한 자연의 복수인 셈이다.

'불온한 생태학'은 전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성장제일주의에 문제를 제기한다. 더 많은 소득과 더 좋은 자동차, 더 좋은 소비재에 대한 끊임없는 욕망에서 자라난 성장제일주의는 인간의 모든 가치를 성장에 맞춘다. 환경운동의 대세로 자리 잡은 '지속 가능한 성장' 역시 성장제일주의에 사로잡혀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드러낸다.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저자는 인류 전체의 공공재인 환경이 무분별하게 남용되면서 맞은 위기를 보여준다. 화석 연료의 남용과 숲의 파괴로 생태 사이클은 엉망이 됐고, 온실가스의 폭증으로 탄소 순환주기도 망가졌다. 무분별한 남획으로 물고기의 씨가 마르고 비료에 찌든 토양은 황폐화됐다. 저자는 '탈성장'만이 최선이자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한다. 성장에 대한 맹신을 버리고, 지역 공동체를 기반으로 직접 생산하고 소비하는 사회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탈성장의 길은 험난하지만 인류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길"이라고 강조한다. 360쪽. 1만8천800원.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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