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대학생이 되었다.
기숙사에 들어가 한 달에 한 번 정도 오는 딸아이가 마치 둥지를 떠난 새가 된 것 같다.
이래저래 아쉬운 마음에 책장에 꽂혀 있는 앨범을 들여다보다가 구석진 자리에 차곡차곡 모아 놓은 '가족 신문'이 내 눈에 들어왔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 알림장엔 '가족신문 월요일까지 만들기'라는 과제가 있었다. 아이들의 숙제이기에 앞서 엄마의 숙제이기도 하였기에 은근히 걱정도 되고 부담스러운 과제였다. 아이들과 머리를 맞대고 주말 내내 오리고, 꾸미고, 붙이며 가족신문 만들기에 열과 성을 다하였다. 그렇게 만든 가족 신문은 학교 교문 앞 게시판에 전시되기도 하였고, 어쩌다가 '가족신문 만들기 상'을 받아 오는 날엔 아이들과 함께 기쁘고 뿌듯하여 탕수육 하나 시켜놓고 파티를 하곤 했었다.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빛바랜 가족신문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그 속에는 우리 가족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아이들의 사촌동생이 태어난 날도, 이를 빼던 날 '갈가리'라고 놀림 받던 아이 이야기도, 새장을 탈출한 작은 새를 데려와 극적으로 살려낸 이야기까지.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옛말이 있듯이 곁에 있을 땐 모르겠더니 정작 딸아이가 우리의 품을 떠나고 나니 집안이 텅 빈 것 같은 허전함과 안타까움이 있었다.
꿈을 향해 걷는 딸아이가 무한한 가능성으로 더 높이, 자유롭게 하늘을 훨훨 날 수 있는 새가 될 수 있길 바란다.
장분남(경산시 진량읍 부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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