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퇴직금을 정기예금에 예치한 A씨는 요즘 은행을 방문할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평소 안전한 투자 상품을 선호했던 터라 그동안 은행 직원이 펀드 가입을 권유해도 꿈쩍도 하지 않았던 A씨는 요즘 펀드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정기예금 금리가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4%대를 유지하던 금리가 지금은 3% 초중반대로 하락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 1월부터 올 7월까지 평균 소비자 물가지수가 3.15%임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은 은행의 정기예금을 이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최근 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 상황과 금리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2일 현재 3년 국고채 금리는 연 2.79%로 올 6월 말 연 3.30%와 비교하면 0.51%포인트 하락했다. 또 같은 기간 기준금리도 3%포인트 하락했다. 금리 하락은 세계적인 추세다. 첫 번째 이유는 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투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대거 몰리면서 채권 금리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세계 경제가 침체하면서 여러 나라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저금리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에 대해 좀 더 알아보면 금리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뉴스를 통해 흔히 접하는 금리 중 하나는 바로 콜금리다. 콜금리는 일시적인 자금 과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금융기관끼리 돈을 빌리거나 빌려줄 때 적용하는 금리를 말한다. 기간은 하루에서 길어도 30일 이내일 정도로 초단기다. 우리나라는 한동안 콜금리를 기준금리로 사용했지만 2008년부터 환매조건부 채권금리를 기준금리로 사용하고 있다.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을 펴기 위해 사용하는 금리다. 예를 들어 경기가 과열되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려 시중의 자금을 흡수해 통화량을 조절한다. 반대로 경기가 침체되면 금리를 인하하여 시중에 통화량을 확대한다. 기준금리는 금융기관에서 예금금리나 대출금리를 정할 때도 적용된다. 각국의 기준금리 변동에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중요한 금리이기 때문이다.
요즘 이슈가 되는 것으로는 CD금리가 있다. CD란 양도성예금증서로 은행이 발행하는 단기금융상품을 말한다. 예금이 아니라 예금증서이므로 시중에 유통할 수 없다. 예금증서를 발행할 때 지급하는 금리가 CD금리이며 보통 91일짜리 만기를 말하는 CD유통 수익률은 단기 자금시장의 동향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사용된다. 은행 상품 중에는 CD금리와 연동되는 상품들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주택담보대출 금리이며 CD금리와 연계해 3개월마다 예금금리를 변경하는 상품들도 출시되어 있다. 그러면 금리와 자산가격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보통 금리와 자산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즉 금리가 정점에 있을 때 자산가격은 바닥권이라는 의미다. 투자에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있지만 금리가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금리의 흐름을 잘 감지해서 투자를 하면 실패할 확률은 감소한다.
금리를 알면 경제 흐름을 알기가 쉬워진다. 국공채 금리는 낮아지는데 어느 회사의 회사채 금리가 높아진다고 하면 그 회사의 신용도가 좋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한 국가에서 경기 부양보다는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겠다는 정책을 발표하면 그 나라에서는 당분간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움말·김정오 NH농협은행 대구PB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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